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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리그' 된 국힘 경선…'한덕수 효과' 지지율만 잡아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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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만 더 띄워준 꼴
단일화 염두 지지부진 경선
컨벤션 효과 실기…결집세 느슨
영남권·보수층 응답자 ↓
민주, '계엄 묻은 한덕수' 쾌재
노컷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본선에 오른 4인방이 결정됐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당 안팎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국민의힘 1차 경선이라는 큰 이벤트에도 여론의 관심이 분산되자 "한덕수 카드를 너무 성급하게 띄웠다"는 반발도 커지고 있다.

본선에서 승리한 후보와 한 대행간 단일화 경선이 '최종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면서 컨벤션 효과가 사그라들었고, 결과적으로 진보 진영의 결집력만 키워줬다는 분석에서다.

한덕수 차출론에 '2부리그' 된 국민의힘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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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국민의힘 2차 경선 진출자에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예비후보(가나다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다음달 3일까지 대선 티켓을 놓고 더욱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지지율 동반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는 양상이다.

일단 후보들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오차범위 밖에서 밀린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실시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들 네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31.9%였다. 과반을 넘어선 이 대표(50.2%)와는 20%p 가까이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2017년 대선과는 다른 흐름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 후보들(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득표율을 단순 합산(52.2%)하면 문재인 당시 후보 득표율(41.08%)을 상회했다"며 "한 대행을 당시 안철수에, 이준석 후보를 유승민에 빗댄다면 지금 구도는 비슷하지만 성적은 2017년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고 분석했다.

당내에서는 후보들이 사실상 인물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인신공격만 주고받고 있는 탓도 있지만, '한덕수 카드'를 너무 일찍 꺼내들면서 국민의힘 경선이 '2부 리그전'으로 격하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당원이든 지지자든 한 대행의 출마를 상정하고 단일화 과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경선이 시시해 보이지 않겠느냐"며 "예선에서 힘 빼지 말자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강성 지지층이 한 대행 차출론을 계기로 당초 밀었던 김문수 후보로부터 이탈, 표심이 다른 반탄(탄핵 반대) 후보들에게로 분산된 것도 경선 흥행 실패에 영향을 미쳤다.

'한나땡'인 민주당…李 지지율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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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기자



민주당은 한덕수 차출론에 당초 긴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한나땡(한덕수 나오면 땡큐)'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민주당 내에서는 보수 진역 세력이 경선을 거치면서 다시 또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한 대행의 등장으로 진보 진영내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결집하게 되는 효과를 줬다는 풀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대행 출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계엄 세력이 득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다"며 "이 대표 자력으로 박스권에서 벗어났다기보다 민주당은 뭉쳤고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풀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수층과 영남권 응답자 수가 계속 하락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탄핵 선고 직전이었던 3월4주차 리얼미터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는 443명이었고, 이 숫자는 서서히 떨어져 4월3주차엔 410명으로 나타났다. 보수 텃밭인 영남권 응답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아울러 국민의힘 기대와는 달리 한 대행의 중도확장성 역시 신기루와 같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 대행이 윤 전 대통령의 절친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에 임명하면서 스스로 중도확장성을 깎았고 계엄을 막지 못한 동조 세력이 됐다는 것이 논리의 핵심이다.


특히 국민의힘의 당면 과제는 '계엄에 대한 단죄'에서 '경제 발전'으로 대선 프레임을 전환하는 것인데, 한 대행이 통상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전에 부정적인 면모만 부각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또다른 민주당 초선의원은 "국민의힘 주장대로 한 대행에게 통상 전문가와 진영을 아우르는 관료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로서 계엄을 묵인했다는 이미지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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