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덤핑 공세'에 위기 처한 파티클보드업계
2022년부터 본격 국내 가격보다 싸게 진출
국내산 수요·공급 감소...공장 가동 중단까지
합판보드협회, 태국산 PB 덤핑 조사 신청
산업부 조사에서 태국산 덤핑 사실은 인정
합판협회 "잠정조치로 급한 불이라도 꺼야"
태국산 파티클 보드(Particle Board, PB)가 한국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PB업계가 위기의 늪에 빠졌다. 태국 업체들이 국내 제품보다 가격을 더 싸게 책정하는 '덤핑' 전략을 취한 지 3년이 넘어가고 있어서다. 그사이 국내 PB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멈추는 특단의 조치까지 했지만 수익을 내기 어렵다. PB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반덩핌 관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상황을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22일 한국합판보드협회 등에 따르면 태국산 PB 수입량은 2019년 이후 증가세를 보여 5년 만에 약 32%나 늘었다. 2024, 2025년을 거치며 수입산 PB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2009년 덤핑 방지 관세를 내던 시기에는 국내산 시장 점유율이 60%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뒤바뀌었다.
아이러니하게도 PB는 국내법에 '중점관리대상자원'으로 지정돼 있다. PB는 폐목재를 재활용해 잘게 부순 뒤 접착제를 섞어 열과 압력을 가해 만든 인공 목재다. 원목에 비해 저렴하고 가공이 쉬워 가구, 인테리어 자재 등 주거 공간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국내 산업의 영속성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중점관리대상자원으로 관리한다. 국내 PB업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수입산이 국내 시장에 마구잡이로 침투한 게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태국 업체들이 국내 PB제품보다 가격을 싸게 책정하는 덤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국산 수입량은 늘었는데 2021년 2억1,202만 달러이던 총수입액은 본격적으로 덤핑이 시작된 2022년을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1억5,961만 달러로 감소했다. PB 개당 가격이 감소한 결과인데 2022년은 2021년 비해 태국산 가격이 35%, 2023년에는 2022년에 비해 67% 줄었다. 그 결과 국내산보다 20%나 싸게 유통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2년부터 본격 국내 가격보다 싸게 진출
국내산 수요·공급 감소...공장 가동 중단까지
합판보드협회, 태국산 PB 덤핑 조사 신청
산업부 조사에서 태국산 덤핑 사실은 인정
합판협회 "잠정조치로 급한 불이라도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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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개발한 목조 주택용 구조용 파티클보드. 한국일보 자료사진 |
태국산 파티클 보드가 시장을 완전히 교란하고 있습니다.
파티클 보드 업계 관계자
태국산 파티클 보드(Particle Board, PB)가 한국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PB업계가 위기의 늪에 빠졌다. 태국 업체들이 국내 제품보다 가격을 더 싸게 책정하는 '덤핑' 전략을 취한 지 3년이 넘어가고 있어서다. 그사이 국내 PB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멈추는 특단의 조치까지 했지만 수익을 내기 어렵다. PB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반덩핌 관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상황을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2022년부터 본격 덤핑 공세 펼친 '태국산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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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준구 기자 |
22일 한국합판보드협회 등에 따르면 태국산 PB 수입량은 2019년 이후 증가세를 보여 5년 만에 약 32%나 늘었다. 2024, 2025년을 거치며 수입산 PB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2009년 덤핑 방지 관세를 내던 시기에는 국내산 시장 점유율이 60%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뒤바뀌었다.
아이러니하게도 PB는 국내법에 '중점관리대상자원'으로 지정돼 있다. PB는 폐목재를 재활용해 잘게 부순 뒤 접착제를 섞어 열과 압력을 가해 만든 인공 목재다. 원목에 비해 저렴하고 가공이 쉬워 가구, 인테리어 자재 등 주거 공간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국내 산업의 영속성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중점관리대상자원으로 관리한다. 국내 PB업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수입산이 국내 시장에 마구잡이로 침투한 게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태국 업체들이 국내 PB제품보다 가격을 싸게 책정하는 덤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국산 수입량은 늘었는데 2021년 2억1,202만 달러이던 총수입액은 본격적으로 덤핑이 시작된 2022년을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1억5,961만 달러로 감소했다. PB 개당 가격이 감소한 결과인데 2022년은 2021년 비해 태국산 가격이 35%, 2023년에는 2022년에 비해 67% 줄었다. 그 결과 국내산보다 20%나 싸게 유통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산업부 조사에서도 태국산 PB 덤핑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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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태국산 PB의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PB산업은 정상적 제조, 영업 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가 태국산 PB 공급 증가→국산 PB 수요 감소→국산 PB 생산 감소' 식으로 악순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23년에 국내 PB업계 생산량은 27% 줄었다. 수요와 생산 감소가 이어지면서 한 국내 PB기업은 생산 공장 라인을 멈췄다.
한국합판보드협회는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태국산 PB 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산업부는 조사를 한 뒤 태국 업체들의 예비 덤핑률을 협회가 주장한 덤핑률(25.36%)의 절반 수준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업체들의 덤핑이 있다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예비덤핑률이 정해진 뒤에는 무역위원회 논의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잠정조치'를 할지 정한다. 이 조치는 본조사를 거쳐 최종 덤핑률이 정해지기 전에 국내 산업의 피해를 줄이고자 취하는 '임시 덤핑방지관세'다. 태국산 PB 잠정조치 관련 무역위 논의는 24일 진행된다. 최근 무역위는 다른 업종의 덤핑 조사에서 덤핑 사실이 인정되고 예비덤핑률이 산정된다면 "잠정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기재부에 전달하는 분위기다.
PB업계는 조사 신청 당시 덤핑률의 절반이라도 잠정조치까지 이어지길 호소하고 있다. 신승훈 합판보드협회 이사는 "잠정조치로 급한 불이라도 꺼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역위와 기재부가 태국산 PB의 덤핑을 꼭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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