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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네이마르' 헤이스, "진짜 네이마르와 붙고 싶었는데 집에 갔네"…ACLE 이변 예고 "알힐랄? 이름값으로 축구하나"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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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나승우 기자) 광주FC 에이스 헤이스가 K리그를 대표해 '호화군단'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꺾고 새 역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26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명문 알힐랄과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을 펼친다.

이미 역사를 쓴 광주다. K리그에서 시도민 구단이 ACLE 8강까지 오른 건 광주가 처음이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생각은 없다. 광주의 목표는 대회 우승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알힐랄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알힐랄은 사우디 프로축구 최다 우승(19회)에 빛나는 명문이다. ACL에서도 네 차례로 가장 많은 우승을 거머쥔 팀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유럽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끌어모아 호화군단을 이뤘다. 현재는 없으나 지난 2023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던 네이마르를 영입해 전 세계적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네이마르를 시작으로 후벵 네베스, 주앙 네베스(이상 포르투갈),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세르비아), 야신 부누(모로코), 말콤(브라질) 등 유럽에서 날고 기던 선수들을 다수 영입해 전력 상승을 이뤄냈다.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선수단 몸값 차이만 해도 알힐랄이 1억8000만 유로(약 2948억원), 광주가 141억원으로 20배 이상이다.

하지만 다윗은 골리앗을 꺾었다. 광주도 그러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광주는 이번 ACLE에서 이변을 준비 중이다.

21일 제다에 위치한 선수단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헤이스는 이번 시즌 경기력을 알힐랄전에서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헤이스는 "준비 과정은 매우 좋다. 선수들도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 지난 FC서울전에서도 그랬듯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 좋은 모습 보여드렸다. 알힐랄과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무데에서 만나게 됐는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서울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알린 헤이스는 "사우디까지 긴 여정이었다. 이제까지 우리가 원정 갔을 때보다 훨씬 길다. 비행기도 두 번이나 타고 조금 피곤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숙소도 좋고, 음식도 적응하고 있다. 3, 4일 준비할 시간이 더 있다. 그동안 날씨라든가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컨디션 문제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브라질 출신 헤이스도 사우디의 더위는 만만치 않은 문제였다.


헤이스는 "사우디에 처음 왔다. 한국에서만 오래 지내다보니 조금 놀라긴 했다. 어제 회복 운동을 오후 6시에 했는데 해가 진 상태인데도 습도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면서 "다행히 경기가 저녁 시간대고, 준비할 시간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2시즌 광주의 K리그1 승격을 함께 했던 헤이스는 2023, 2024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시즌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헤이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정효 감독의 부름을 받아 다시 광주로 복귀했고, 다시금 자신감을 되찾으며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헤이스는 "제주에 있을 때도 난 나만의 스타일로 계속 준비했다. 어떤 감독은 그게 잘 맞고, 어떤 감독은 잘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건 나도 인정한다.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때 이정효 감독님이 나를 찾아서 너무 감사했다. 2부에서도 함께 했기에 날 잘 아는 사람이었고, 오기 전에도 개인적으로 먼저 연락을 주셨다"며 이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감독님이 지금 광주에 내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계약이 되기 전에 개인적인 연락을 주셔서 너무 기뻤다. 내 스타일을 알아주고, 그에 맞게 팀에 이식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주 복귀는 고민할 게 없었다"며 "가장 컸던 건 나라는 사람 자체를 먼저 이해해준다. 가족이라든지 개인적인 감정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사람 대 사람으로서 대해줘서 받아들이기 더 쉽고 더 따를 수 있던 것 같다"며 이 감독의 선수 관리 능력에도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최근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말 다 감독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국내 선수들과도 시너지가 좋은 거 같다. 어린 선수들, 감독님에게 익숙한 선수들, 외국인 선수들까지 잘 융합되다보니 나도 그렇고 팀적으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헤이스는 이 기세를 몰아간다면 호화 군단 알힐랄도 꺾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헤이스는 "모두가 광주가 알힐랄에게 상대적으로 밀리지 않을까 생각할 거다. 하지만 난 전혀 그런 걸 고려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우리가 광주FC의 축구를 해야하는 거다. 리그에서도 그렇고 우리가 해왔던 걸 그대로 해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축구공은 둥글다. 11대11 싸움이다. 11대13으로 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 이름값으로 붙는 것도 아니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본다. 우리 축구를 하면 할 만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는 앞서 16강전서 일본 J리그 비셀 고베에 1차전 0-2로 졌다가 2차전서 3-0으로 뒤집으며 8강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하지만 이번 8강전은 단판으로 펼쳐진다. 16강전과 달리 한 번 져도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헤이스는 "공격수로서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한 경기 만에 결과가 나온다. 내가 골을 넣어야 된다는 거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어시스트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면서 "만약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동료들이 해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공격수인 만큼 결과라든가 과정에 있어서 책임감과 자신감을 지금 확실하게 다지고 있다"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는 불가능의 반대말이다. 구단의 슬로건이다. 헤이스도 그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광주 축구에 걸맞는 슬로건이다. 축구는 아무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과 자신감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감과 집중력이 있어야 우리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의 네이마르로 불리고 있는 헤이스는 조국 브라질 최고의 슈퍼스타 네이마르와 맞대결이 불발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헤이스는 "국적이 국적인지라 네이마르랑 꼭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이제 산투스에 갔다. 다 좋은 선수들이지만 쿨리발리와 붙어보고 싶었다. 내가 상대해야 할 선수다. 주앙 칸셀루도 있다. 말콤 등 다른 브라질 선수와 만나는 것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쿨리발리를 제치고 골을 넣는다면 전 세계에 '광주 네이마르' 헤이스의 이름이 더 알려지지 않을까.

이 말에 헤이스는 웃으면서 "그러면 정말 기쁠 거다. 팀이 좋은 경기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골을 넣든지 도움을 올리든지 하면 좋겠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하나 돼서 이기는 것"이라며 "그럴 수만 있다면 어떤 상황이 있어도 너무 행복할 거 같다. 팀으로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헤이스는 "상대가 알힐랄이라 우려하는 팬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선수들 모두 즐기면서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항상 해왔던 축구를 할 예정이고, 동기부여도 잘 돼있는 상태다. 더 잘할 수도 있다"며 "난 브라질 사람이지만 지금 K리그를 대표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국가대표 대항전 같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을 대표해 월드컵처럼 생각하고 있다. 더 책임감을 갖고 할 예정이니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할 것"이라고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사진=광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연합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