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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4강 진입… 尹비판 여론이 국힘 1차 경선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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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대선 경선 4강 확정… 나경원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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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2일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후보 4명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나다순).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는 1차 예비 경선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가나다순) 전 대구시장이 통과했다.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는 탈락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이 같은 1차 예비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1차 경선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상위 4인을 추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정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일까지 공표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1차 예비 경선 순위와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3강으로 평가돼온 김·한·홍 후보가 예상대로 1차 예비 경선을 통과했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안 후보가 4강에 진입한 것은 의외의 결과라고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말했다. 1차 예비 경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인사들의 ‘윤석열 신당’ 추진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한 국민의힘 지지층의 비판 여론이 4강 진입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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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1차 예비 경선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2차 경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2인(김문수·홍준표)과 탄핵에 찬성한 2인(안철수·한동훈)의 대결 구도로 짜였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2차 경선에서 계엄·탄핵 사태 등에 대한 인식과 윤 전 대통령 처신과 관련한 입장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누가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에게 맞서 경쟁력이 있느냐를 두고도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등과 연대·연합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도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탄 2명 vs 찬탄 2명… ‘尹에 대한 입장’ 놓고 격론 벌일 듯

22일 발표된 국민의힘 대선 1차 예비 경선 결과는 ‘탄핵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탄핵 찬성’을 주장해온 안철수·한동훈 후보가 통과하며 2대2 대결 구도로 짜였다. 애초 국민의힘 일각에선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 참석해온 나경원 의원이 4강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탄핵 찬성 입장을 선명하게 밝혀온 안 의원이 2차 경선행 티켓을 거머쥐면서 계엄·탄핵 등을 둘러싼 인식,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두고 후보 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지지층에서 탄핵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적잖은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국면에서 ‘탄핵 반대’ 여론이 40% 안팎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도 ‘탄핵 반대론’을 내건 후보가 앞서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국민의힘 내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윤 전 대통령 이름을 내건 신당 창당 추진 움직임이 불거진 데 대한 국민의힘 당원·지지층의 거부감이 1차 예비 경선에 반영된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경선 통과 후 “지금은 모두 하나가 되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고, 안 후보는 “저를 4강에 올려주신 것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국민의 기대와 희망”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반드시 민주당과 이재명을 이기겠다”라고 했고, 홍 후보는 “4강 경선에서 51%로 결승에 직행해 본선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27~28일 양일간 진행되는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보들은 특히 2차 경선 때부터 반영되는 당심(黨心)을 잡기 위해 계엄·탄핵에 대한 인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탄핵 반대’ 입장인 김문수·홍준표 후보는 한동훈·안철수 후보가 탄핵에 찬성해 윤석열 정권 붕괴와 조기 대선을 불렀다고 공격하며 전통적인 당원 지지표를 결집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한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위헌·위법한 계엄에 선을 긋고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당원을 설득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탄핵에 반대했던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여전히 당심에서 우세한 위치에 서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이제는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김계리·배의철 변호사가 지난 17일 ‘윤 어게인(YOON AGAIN)’을 내건 신당 추진 방침을 밝혔다가 보류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국민의힘에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날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정체성’보다는 전략적으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될수록 탄핵 이슈는 잦아들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차원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새미래민주당 등과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성을 누가, 어떻게 이뤄낼 수 있느냐를 두고도 후보 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후보 4명은 모두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빅 텐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 대행과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김 후보가 적극적인 반면, 안·한·홍 후보 측에선 “지금은 한 대행이 통상 전쟁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2차 경선 진출자들이 참석한 미디어데이 행사와 24~26일 4인 토론회를 거쳐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30일 양자 토론을 거쳐 내달 3일 전당대회에서 3차 결선 투표로 후보를 가린다. 이 과정에서 쟁점 사안별로 후보 간 합종연횡이 전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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