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운더스>는 지하 도박장을 떠돌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프로 도박꾼의 이야기다. 영화는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포커게임인 텍사스홀덤을 다룬다. 각자 2장을 갖고, 나머지 5장을 공유해 5장의 카드로 승부를 가리는 게임이다. 확률적 시나리오를 적용할 수 있고, 동시에 운을 시험할 수도 있으며, 블러핑과 올인의 베팅으로 심리게임도 즐길 수 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마지막 게임이다. KGB의 도발에 주인공 마이크는 다시 포커 테이블에 앉는다. 상대는 도발을 하지만, 주인공은 그저 콜을 하면서 쫓아갈 뿐이다. 오래된 포커 격언이 있다. “콜은 하지 마라. 유리하면 레이즈를 걸고, 불리하면 접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주인공의 전략은 달랐다. 이미 스트레이트를 들고 있었지만 패를 숨기고 기다렸다. “카드가 아닌 상대방을 보고 플레이해야 한다”는 주인공의 전략이 드러난 순간이다. 마이크는 상대의 카드를 읽었고, 덫을 놓고 그의 도발을 기다렸다. 결국 포커 테이블의 승자가 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왔다. 트럼프는 관세 베팅을 한다.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에 미국 외 국가들은 겁에 질렸고, 카드를 접었다. 하지만 한 명은 미국의 베팅에 콜을 하면서 버티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은 미국만큼 보복 관세를 미국에 부과하며, 미국의 카드를 확인하려 한다. 중국이 카드를 접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패를 읽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다. 어떤 나라든 미국과의 교역은 득이 된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의 체력 이상을 소비해왔고, 그 결과가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무역적자)였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마지막 게임이다. KGB의 도발에 주인공 마이크는 다시 포커 테이블에 앉는다. 상대는 도발을 하지만, 주인공은 그저 콜을 하면서 쫓아갈 뿐이다. 오래된 포커 격언이 있다. “콜은 하지 마라. 유리하면 레이즈를 걸고, 불리하면 접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주인공의 전략은 달랐다. 이미 스트레이트를 들고 있었지만 패를 숨기고 기다렸다. “카드가 아닌 상대방을 보고 플레이해야 한다”는 주인공의 전략이 드러난 순간이다. 마이크는 상대의 카드를 읽었고, 덫을 놓고 그의 도발을 기다렸다. 결국 포커 테이블의 승자가 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왔다. 트럼프는 관세 베팅을 한다.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에 미국 외 국가들은 겁에 질렸고, 카드를 접었다. 하지만 한 명은 미국의 베팅에 콜을 하면서 버티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은 미국만큼 보복 관세를 미국에 부과하며, 미국의 카드를 확인하려 한다. 중국이 카드를 접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패를 읽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다. 어떤 나라든 미국과의 교역은 득이 된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의 체력 이상을 소비해왔고, 그 결과가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무역적자)였다.
트럼프는 1920년대처럼 미국 기업이 세계로부터 돈을 벌어들이거나, 1980년대처럼 감세로 미국 경제가 활성화되는 공화당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 한다. 관세는 그의 말대로 만능키다. 관세를 올리면 미국 소비자가 자국 상품을 매수하고, 그만큼 기업들이 성장하며 고용을 늘려 미국 재정도 건전화될 거란 망상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대중 분리정책을 조용히 준비해왔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를 늘려왔다. 트럼프 1기 때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과 달리 2기 트럼프 시기는 중국의 대응도 만만치 않은 이유다. 중국은 미국의 베팅이 지닌 약점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리쇼어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장을 지은들, 그곳에서 일할 숙련 인력도 없고, 전력과 운송 인프라도 미비하다. 공급망이 무너지면, 고통받는 건 미국이다. 미국에서 완성차를 만들려면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이 필요하다. 애플의 생산기지는 중국이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반도체 생산기지도 일본과 대만이다. 여전히 필수품은 중국에서 들어온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관세는 미국 소비자에게 가격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소비 위주의 미국 경제는 당장 이러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트럼프는 자동차와 IT 관세 유예 조치로 위협에서 한발 물러나고 있다.
더 큰 약점은 미국 자산의 신뢰 저하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해도 달러가 강해지지 않는다. 국채는 미국의 신용을 담보로 한 차용증이다. 관세, 물가 압력, 그리고 제조업을 위한 달러 약세 유도 등이 맞물리다 보니, 미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는 약세로 간다. 트럼프의 협박은 달러 자산 비선호를 불러왔다. 연준을 통한 미국채 매입이 필요하지만, 파월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트럼프가 원하는 감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채 발행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채 발행이 크게 확대되는 3분기 이전에 트럼프는 관세 관련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을 밑돌고 있고, 미국 국채 10년물은 일주일 만에 9bp 치솟았다. 2022년 보수당 리즈 트러스의 단명정부가 떠오른다. 강한 감세정책으로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가 급락했다. 그리고 트러스는 물러났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도 흔들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를 유일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미국 내 여론이다.
“좋은 패는 딜러가 주는 것이지만, 이기는 패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라는 포커의 격언이 있다. 이번주 최상목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장관, 경제 투톱이 미국을 찾아간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한다. 각자 들고 있는 카드가 아닌 상대방의 의도를 읽어내야 한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내 편 만들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협상 과정은 험난하겠지만, 내줄 건 빨리 내주고, 얻을 건 얻어내야 한다. 미국이 이미 밝힌 조선·LNG에 협력하고, 자동차와 반도체 등 수출기업들의 관세 인하를 얻어내야 한다. 협상 테이블의 판세를 읽어볼 때, 관세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국 수출기업들의 주가도 이에 화답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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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경제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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