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충성 않는다' 내 상황과 묘하게 맞아떨어져"
"결례 범하고 싶지 않았지만…변호인들이 사건 재해석"
"결례 범하고 싶지 않았지만…변호인들이 사건 재해석"
[앵커]
오늘(22일)도 저희는 통일교가 건진법사를 통해 대통령 부부에게 줄을 대려고 했던 의혹과 관련한 단독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건진에게 건넨 정황을 취재한 겁니다. 이 시점이 마침 김 여사가 6000만원대 목걸이를 찼다가 논란이 되자 "빌려서 찬 것"이라고 해명했던 2022년 첫 해외순방 직후입니다. 이 내용은 잠시 뒤 상세히 전해드릴 텐데요.
그에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나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돌려준 김형기 특전사 대대장에 대한 단독 취재부터 보도합니다. 재판이 끝나고 JTBC가 김 대대장에게 직접 증언 경위를 물어볼 수 있었는데, 그 대답도 짧지만 명쾌했습니다. 국민을 지키는 게 군의 임무인데 그에 반하는 지시를 어떻게 따르냐는 겁니다.
조해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특전사 특전대대장 김형기 중령은 지난해 12월 3일 자정을 넘겨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소화기가 뿌려지던 대치 현장에도 있었습니다.
[김형기/특전사 1특전대대장 (지난 2월 21일) :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진입할 때부터 임무 종료하고 국회를 퇴출할 때까지 저희 부대원들에게 그 임무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시를 거부한 이유를 말했습니다.
"이등병부터 23년간 군 생활을 했다"며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임무를 부여한 조직에 충성해왔다"고 증언한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윗선의 외압을 폭로하면서 했던 말입니다.
[윤석열/당시 여주지청장 (2013년 10월) :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JTBC는 재판이 끝난 직후 김 중령에게 법정에서의 증언 경위를 물었습니다.
주저하던 김 중령은 "2013년 윤 전 대통령의 국정감사 발언을 알고 있고 제 상황과 묘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상사에게 충성했다면 그 임무를 수행했어야 하지만 조직에서 부여받은 임무가 아니라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을 지키라고 임무를 받았는데 어떻게 그걸 하느냐"는 겁니다.
그러면서 "전 통수권자에게 결례를 범하고 싶지 않았지만 변호인들이 본인들을 생각해 사건을 거꾸로 재해석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본인만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거냐", "의원을 끌어내라는 게 가능한 임무냐" 등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현장 지휘관들을 추궁했습니다.
김 대대장은 "차라리 나를 항명죄로 처벌하면 부하들은 내란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재판에서의 증언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나는 사실 죄인"이라면서도 "군인들이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니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홍승재 / 영상편집 백경화 / 영상디자인 김윤나]
조해언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