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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월 해임할 이유 없다?…테슬라 실적, 주가 반전 카드 될까[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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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는 22일(현지시간) 2가지 큰 이슈를 헤쳐나가야 한다. 첫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진짜 해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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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017년 11월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당시 연준 이사를 의장으로 지명할 때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파월 의장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케빈 해셋 백악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는지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2% 이상 급락했다.

미국 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는 이날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국채수익률도 올랐지만 다행히 급등하진 않았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08%포인트 오른 4.409%를 나타냈다. 국채수익률은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면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 등의 가치가 일제히 폭락하며 금융시장 붕괴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인하하라고 파월 의장을 압박하는 것은 향후 경기 둔화의 책임을 파월 의장에게 돌리기 위한 전초 작업일 뿐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2021년 말 인플레이션 상승을 "일시적인 것"으로 오판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으며 파월 의장이 "언제나 늦다"며 지금은 금리 인하도 더디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져도 이는 "언제나 늦는" 파월 의장의 탓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월가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기를 침체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달러 가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이 다른 국가에 관세를 부과해도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목적은 수입품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미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주려는 것인데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떨어지면 수입품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원하던 대로 달러 약세를 얻었고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으로 금융시장이 급락하고 소비 심리가 급랭하며 경기 침체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뛰어 오르지 않는 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한다.


경제 저술가인 브렛 아렌즈는 마켓워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공격하는 것은 자신이 원하던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를 얻으면서 그에 따른 경기 침체라는 고통의 책임은 파월 의장에게 돌리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일 새벽 테슬라 실적 발표

22일 미국 증시에 두 번째 중요한 이슈는 이날 장 마감 후(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 이후)에 나올 테슬라의 올 1분기 실적 발표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에 주가가 5.8% 급락한 227.5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일에 기록한 올들어 최저치 대비 불과 6달러 더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44%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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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사이에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며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테슬라는 이달 초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33만66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고 한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재앙"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올 1분기 매출액이 21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13억달러보다 소폭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3센트로 전망된다.

반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는 이보다 더 부진하다. LSEG는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액이 21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고 조정 EPS는 40센트에 그쳤을 것으로 관측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점은 누구나 동의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테슬라는 실적 발표 전에 온라인 포럼을 통해 투자자들의 질문을 받는데 이에 따르면 자율주행 서비스에 대한 질문이 300개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질문이 200여개로 뒤를 이었다. 머스크에 대한 질문도 160개 이상 접수됐는데 주로 정치 활동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였다.

테슬라 낙관론자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테슬라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 중 하나로 테슬라의 좋은 때와 나쁜 때를 목격해 왔는데 머스크는 위기 때마다 항상 상황을 반전시켰다"며 "이번 컨퍼런스 콜은 반드시 이같은 반전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머스크가 저가형 전기차 생산과 로보택시(자율주행차 호출 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 것은 물론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DOGE에 남아 있으면 테슬라와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타격이 더욱 커져 "비상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경고다.

또 다른 테슬라 낙관론자인 딥워터 자산관리의 매니징 파트너인 진 먼스터는 "올해는 그냥 잊어 버리라"며 "올해는 2026년 이후 큰 반등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해"라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는 독특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물리적 AI 분야에서 테슬라가 가진 기회는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어려운 올해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내 생각에 2025년은 중요하지 않다. 사업은 내년부터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일 태세를 갖췄다"고 낙관했다.

ETF(상장지수펀드) 제공업체인 그래닛셰어즈의 CEO인 윌 린드는 "머스크의 DOGE 참여가 테슬라의 판매량과 브랜드 이미지 전반적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한가지 모멘텀이 저가형 전기차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가형 모델이 단순히 모델 Y의 기본형 수준에 그친다면 월가는 실망할 수 있다"며 "머스크는 반드시 저가형 모델의 출시 시기를 맞춰야 하고 차량 자체도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완전자율주행(FSD)과 관련해 기대하던 정보가 공개될 경우 주가 반응이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테슬라의 올 1분기 "혼란스러운 상황"과 "취약한 펀더멘털"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325달러에서 2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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