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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월 때릴수록…달러↓ 주가↓ 금값↑ 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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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대 실패자” 압박에 시장 쇼크
달러인덱스 99 붕괴…S&P 4.8조 증발
“관세 충격 현실화·연준 독립성 의구심”
미국 자산 신뢰 흔들…안전자산 쏠림
뉴욕, 뉴욕 - 4월 21일: 2025년 4월 21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현장에서 21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또 한 번 변동성이 큰 한 주를 보낸 후 이날 다우지수는 900포인트 이상 하락 마감했다.  [AFP]

뉴욕, 뉴욕 - 4월 21일: 2025년 4월 21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현장에서 21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또 한 번 변동성이 큰 한 주를 보낸 후 이날 다우지수는 900포인트 이상 하락 마감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 촉발한 관세전쟁과 중앙은행 독립성 공격에 달러 투매, 뉴욕증시 하락 등 ‘셀 아메리카(USA)’가 현실화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위기 때 피난처 역할을 했던 미국의 금융패권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월 의장을 저격하며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날선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파월 또 때리자 무너진 시장…거세진 ‘셀 아메리카’=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인 제롬 파월을 재차 압박하자 달러화와 장기 미국 국채 가치는 동시에 하락했다.

주요 통화 6개에 대한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99선마저 무너지며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프랑과 달러 교환 비율이 0.804달러를 기록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달성했다. 엔/달러 환율도 전장보다 0.9% 하락한 140.77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선을 위협한 것은 작년 9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전 세계 최고 안전한 자산’이었던 미국 국채의 매도세도 강해졌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9%포인트 오른 4.4%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른 건 시장에 국채를 파는 사람이 많아져 가격이 내려갔다는 뜻이다.

장기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중장기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격차는 0.65%까지 확대됐다. 30년물 미 국채금리는 이날 4.9%까지 치솟았다.

4월 내내 내림세였던 증시는 이날도 급락을 멈추지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8% 급락한 3만8170.4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6% 내려앉은 5158.20, 나스닥종합지수는 2.55% 밀린 1만5870.90에 장을 마쳤다. 블룸버그는 “4월 2일(상호관세 발표일) 이후 S&P500은 약 10% 하락해 4.8조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전했다.

▶“美 자산의 신뢰 흔들”…금·엔화 등 눈 돌려= 미국 경제를 지탱했던 달러·증시·국채 등에 광범위한 위험신호가 감지되자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한층 강해졌다.

금 시세는 이날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날 미 동부시간 3시 45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428.39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03% 상승했다. 금 시세는 이날 장중 온스당 3430달러선으로 최고치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425.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9% 올라 최고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5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2.55% 상승한 8만7339.71달러에 거래됐다.

▶달러 흔들려도 기축통화는 유지될 듯…문제는 신뢰=월가는 ‘전 세계 피난처 역할’을 했던 미국 자산의 붕괴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트레이시 맨지는 “달러와 국채가 더 이상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이 관세 뉴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패권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1971년 금본위제 포기,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등 미국은 과거에도 신뢰가 무너진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때마다 시장은 회복했다”고 전했다.

미국을 대체할 국가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달러는 전 세계 외환 거래의 90%, 외화보유액의 약 60%를 차지해 다른 통화로 대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블룸버그는 “유럽연합(EU)의 유로는 여전히 준비통화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고, 위안화는 중국 정부에 의해 통제된다”고 지적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달러화 매도세는 어느 순간 잠잠해질수 있다”면서도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간이 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