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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파티하는 침팬지들?...“발효 과일 나눠 먹는 모습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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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들인 알코올이 든 발효 과일 나눠 먹고 있다./엑서터대학교


야생 침팬지가 발효돼 알코올이 들어있는 과일을 나눠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21일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 매체 ZME 사이언스는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이 기니비사우의 칸타네즈 국립공원에서 포착한 야생 침팬지들이 알코올이 든 과일을 나눠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야생 침팬지들이 자연 발효된 아프리카 빵나무 열매를 나눠 먹는 장면을 10차례 촬영했다. 침팬지들이 나눠 먹은 과일의 알코올 함량은 최대 0.61%에 달했다. 이는 약한 맥주보다는 낮은 도수지만, 그래도 이들을 취하게 만드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었다고 ZME 사이언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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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침팬지들이 과일을 나눠먹는 행위에 주목했다./엑서터대학교


연구진은 알코올 섭취가 아니라 ‘나눠 먹는’ 행위에 주목했다. 엑서터 대학교의 영장류학자 킴벌리 호킹스 박사는 “침팬지가 항상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효 과일에 대한 이러한 행동이 중요할 수 있다”며 “침팬지가 의도적으로 알코올이 함유된 과일을 찾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지만, 알코올을 나눠 먹는 행동이 ‘잔치’의 초기 진화 단계일 수 있다”고 했다.

침팬지가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에서 보고된 적이 있다. 2015년 서아프리카 기니의 한 마을에서 17년간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야생 침팬지들은 야자수로 만든 와인을 51번이나 마시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들은 아침에 나무 꼭대기에 용기를 두고 온종일 수액이 떨어지도록 하기도 했다. 야자수 수액의 알코올 농도는 3.1~6.9%로, 맥주 수준에 달했다.

알코올이 함유된 과일을 먹기 위해 모이는 침팬지의 이 같은 모습을 통해 깊은 진화적 뿌리를 찾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아프리카 유인원의 공통된 조상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는데, 이는 발효 과일을 섭취한 인간과 침팬지를 포함한 영장류 종이 고대부터 유래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엑서터 생태보존센터의 애나 보울랜드는 “인간에게 있어 음주는 도파민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행복감과 이완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또한 술을 나누는 행위는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침팬지도 이와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을지 연구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침팬지가 알코올을 마시는 이유나 알코올이 침팬지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술에 취하는 것이 야생에서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침팬지가 알코올을 먹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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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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