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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전세값 '껑충'…전세 품귀에 실수요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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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계 "전세 매물 급감, 씨가 말랐다"

갱신권 행사·신규 입주물량 감소 영향



뉴스1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동작구와 강서구 등 서울 서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이례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사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와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전셋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남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6%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동작구는 흑석동과 상도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0.14% 급등했다. 이는 전주 상승폭(0.05%)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강서구 역시 가양동·염창동 등 역세권을 중심으로 0.06% 상승하며 전셋값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전세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수급 불균형이 있다. 최근 서남권 전세수급지수는 101.2에서 101.4로 오르며,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는 의미다.

실제 전세 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동작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572건으로 3개월 전(764건)보다 25.2% 감소했다. 강서구 역시 같은 기간 555건에서 467건으로 15.9% 줄었다.

강서구 염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염창동 아파트 1만 3000가구 중 실제 거래할 수 있는 전세 매물은 20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염창한화꿈에그린1차(422가구)의 전세 매물은 2건뿐이다. 전세가격은 한 달 만에 8억 2000만 원에서 8억 5000만 원으로 3000만 원 뛰었다.

전셋집을 구하고 있는 직장인 김 모 씨(35)는 "전세 매물이 너무 적고 가격이 계속 올라, 원하는 집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며 "이대로라면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전환할지도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동작구 흑석동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23년 흑석자이 입주 당시 저렴하게 입주한 세입자들이 올해 대부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고, 기존 아파트 세입자들도 역전세 시기에 낮은 가격으로 계약해 갱신권을 사용하면서 신규 전세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벌써 올 하반기 서남권의 전세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서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강서구와 주변 지역에 신규 입주 물량이 전혀 없다"며 "기존 아파트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 상황에서 신규 아파트 입주장까지 사라지면서 전세 수급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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