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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슬라프 릴코 추기경이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후 추모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은 사후 이 성당 지하 장식 없는 관에 자신을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로이터연합뉴스 |
검소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유명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역대 교황들이 안장된 바티칸이 아닌, 이탈리아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21일(현지시간)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6월29일 작성한 유언장을 통해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는 간소한 무덤에 자신을 안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교황은 유언장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에 대한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썼다.
교황은 유언을 마무리하며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 주님께 기도한다”고 했다.
교황청 관례에 따라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다. BBC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년 만에 바티칸 밖에 안장되는 교황이 될 것으로 보이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은 1669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사랑했던 성당으로 자주 방문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황은 2013년 즉위한 지 만 하루가 되기 전 이곳 대성전에 있는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기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고, 생전 인터뷰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를 위해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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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아돌로라타 성당에서 한 수녀가 교황을 애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지난해 교황청이 발표한 교황 장례 개정 전례서에는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을 삼중관에서 목관 1개로 줄이는 등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교황청 관례에 따르면 교황의 장례는 통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일로부터 4~6일 안에 안장된다. 이에 따라 장례식은 오는 25~27일 사이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교황청은 이날 저녁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이 이뤄지고,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 조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교황 선종 후 처음 열리는 추기경단 회의에서 장례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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