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기 게양 명령…“멜라니아와 함께 장례식 참석”
푸틴도 애도 “뛰어난 분…영원히 기억할 것”
‘바티칸과 미수교’ 중국은 공식 입장 없어
푸틴도 애도 “뛰어난 분…영원히 기억할 것”
‘바티칸과 미수교’ 중국은 공식 입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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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2025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애도하기 위해 미국의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후 열릴 교황의 장례식에도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자신이 교황에 대한 추모와 존경의 표시로 연방 정부 건물 등에 조기 게양을 명령한 사실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난민 등 각종 국제 현안을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해왔지만 이날 고인에 대해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그는 열심히 일했고, 세계를 사랑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그와 그를 사랑한 모든 이들을 신이 축복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절기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뒤 “우리는 우리의 전체 삶에 걸쳐 예수 그리스도를 매우 강력하게 높일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에서 종교를 회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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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공개 청중으로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Easter Egg Roll)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직 모른다. 곧 브리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은지를 묻는 후속 질문에는 “시점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로마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가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참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뛰어난 분…영원히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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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러시아 국립 센터에서 열린 전러시아 시립 포럼에서 러시아 구성 기관의 지방 자치 단체장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이날 교황의 선종에 애도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이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교황은 기독교 신앙의 헌신적인 봉사자이면서 현명한 종교인이자 정치인, 인본주의와 정의의 뛰어난 가치를 견고하게 지키는 수호자로서 국제적으로 큰 존경을 받았다”며 “러시아는 그의 선종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재임 기간에 교황은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의 대화와 러시아와 교황청의 건설적인 교류를 적극적으로 촉진했다”며 “나는 이 뛰어난 분과 대화할 많은 기회를 가졌고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고 추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교황의 선종에 대해 조전을 보냈다면서 “그들은 여러 차례 만났고 서로를 매우 존중하며 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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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오른쪽) 지난 2019년 7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13년, 2015년, 2019년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났다. 또 푸틴 대통령과 교황은 전화 통화로도 대화했는데 마지막 통화는 2021년 12월에 이뤄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정교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고위 대표단을 보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가톨릭교회 관계자도 파올로 페치 대주교와 신자들이 교황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전했다.
바티칸과 미수교 상태인 중국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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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을 만나기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 평화궁전에 도착한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로이터] |
다만 바티칸과 미수교 상태인 중국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은 1951년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바티칸과 단교한 뒤로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중국은 또한 교황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면서 교황청과 수십년간 갈등을 빚어왔다.
이후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이면서 해빙 분위기가 시작됐고 2018년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임명과 관련해 협정을 맺으면서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이 협정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를 교황청이 받아들이고 중국은 교황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해 주교 임명과 관련한 최종 결정권을 부여하는 절충 방식을 담았다. 2년 시한이 설정된 이 협정은 2020년과 2022년 두차례 연장됐으며 지난해 10월 4년 추가로 연장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생전에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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