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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김 수출액 역대 최대… 中 ‘마른김’-美 ‘조미김’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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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김밥용 인기… 1년새 1.8배로

‘부각’ 등 스낵 가공품 수요도 늘어

세계 각지 바이어들, 물량 확보 경쟁

‘연10억 달러 수출’ 조기 달성 기대감

올해 1분기(1∼3월) 김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K김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운 2027년 ‘연간 김 수출액 10억 달러’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중국에선 마른김, 미국에서 조미김 인기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김 수출액은 2억8138만 달러(약 3991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억3164만 달러)보다 21.5% 늘어난 것으로, 1분기 수출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수출량은 1만163t으로 전년 동기(9456t) 대비 7.5% 증가했다.

1년 전보다 수출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중국이었다. 올해 1분기 중국 수출액은 511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8배로 늘었다. 중국 수출액의 약 90%는 김밥 등에 쓰이는 마른김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출액이 5795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액수다. 미국은 조미김 최대 수출국으로, 전체 조미김 수출량의 30%가 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수출이 호조를 보인 건 글로벌 시장에서 김밥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김 부각’ 등 스낵 형식의 가공품이 인기를 끌면서 김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4년 세계 김 시장 규모는 4억4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연평균 10.5%씩 성장해 2023년 10억8000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향후 수출 전망도 밝다. 한국산 김이 ‘검은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세계 각지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조미김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원F&B 박원기 청주공장장(원초 감별사)은 “중국, 미국, 태국, 대만, 러시아 등의 바이어들이 한국 공장을 찾아 품질 좋은 김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졌다”며 “김 산업 전반이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업계도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주요 유통망 입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할랄, 비건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한 글로벌 김 제품뿐만 아니라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를 활용한 가공식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불법 양식 막고 부가가치 창출 고민해야

해수부는 2027년까지 연간 김 수출액을 1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국내 업체들의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이 9억9700만 달러였던 만큼 현 추세대로면 올해 10억 달러 수출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축구장 3800개 규모로 김 양식장을 확대했으며 먼 바다에서의 김 양식도 시험적으로 시도했다”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소규모 양식장 통합 방안도 추가로 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불법 양식 시설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주요 김 산지인 전남에서 올해 1∼4월 불법 양식시설 적발 건수는 39건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41건)에 육박했다. 전남도는 김 양식장 닻시설이 설치되기 시작하는 7월 말부터 해경 등 유관기관과 현장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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