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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주자들, 전 국민 여론조사 앞두고 잇따라 TK·PK 앞으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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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50여 대 투입 총력 대응...이 시각 대구 산불 현장
'3강' 김문수·한동훈, 20일 TK·PK 향해
'2중' 나경원·안철수 같은 날 대구 일정
민주당은 전국 순회, 국힘은 TK·PK 집중
"국민여론조사, 지지층 대상 마찬가지"
"중도층, 부정적 인식 우려"
한국일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지사·나경원 의원·홍준표 전 시장·한동훈 전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21일부터 이틀 동안 대선후보 선출 1차 경선 국민여론조사를 진행하고, 22일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한다. 특히 1차 경선은 100% 여론조사로만 선발한다. 그러자 주요 주자들은 잇따라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을 방문하며 전통적 보수 지지층 표심에 구애를 하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기준이지만 주자들이 TK·PK에만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부터 경북대 토크콘서트, 서문시장 방문, 박형준 부산시장 회동 등 대구와 부산에서 대부분 일정을 소화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20일 경선토론회를 마친 뒤 대구로 내려가 서문야시장에서 시민들과 산책하며 소통하는 '해피워크'를 진행했다. 21일엔 경주와 포항을 순회하며 시민들을 만났다. TK가 텃밭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하고 상경한 뒤 주로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초반 레이스는 이른바 3강(김문수 전 장관,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시장)과 안철수·나경원 의원 '2중'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 의원과 나 의원은 2차 경선 진출자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중인 안·나 의원도 같은 날 TK로 향했다. 안 의원은 20일 대구에서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이틀 연속 대구에 머물렀다. 출근길 인사, 전통시장 방문 등 지역 주민들과 대면 접촉을 늘리고 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대구시의회 방문, TK 지역 기자간담회, 경북대 학생 간담회 등 대구 일정을 소화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산불화재 현장을 종일 돌아보며 TK 민심을 살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서울에 머물렀고, 양향자 전 의원은 경선주자 8명 중 유일하게 호남을 방문했다.

국민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핵심?

한국일보

(왼쪽부터) 유정복 시장, 안철수 의원, 김문수 전 장관, 양향자 전 의원이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1차 경선 A조 토론회'에서 토론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전통적인 보수층인 TK·PK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역선택 방지 조항'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1차 경선을 100% 국민 여론조사로 뽑지만,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결국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이 몰려 있는 TK·PK 표심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영남권 한 재선의원은 "여론조사 대상이 국민의힘 지지자 또는 무당층이어서 당원을 상대로 조사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며 "TK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어서 너도나도 TK를 공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처럼 경선과정에서 TK·PK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칫 본선 과정에서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선이 전국적 흥행이 아닌 '그들만의 잔치'로 그칠 수 있는 데다 결국 대선으로 가면 '영남당'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민의힘 주자들의 행보는 호남에만 얽매이지 않고 보폭을 넓히는 더불어민주당과도 대비된다. 민주당은 충청, 경남, 영남권 등 전국 순회경선을 하며 전국 표심을 다잡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가 본선에 갔을 때를 대비한 전국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진영 내에서 인정받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경선에서 강성 보수 면모를 보이며 기존 지지층에만 소구하려다 보면 (본선에서) 특히 중도층이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