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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끊을까" 흡연자 한숨도 푹푹…담배 덜 피우는데 가격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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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각종 담배들이 판매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이 24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해 작년에 기록한 역대 1분기 최고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1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보인 가공식품 중 라면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고, 연초류(14.5%)와 소스류(9.1%)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라면 수출액은 3억 44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연초류 2억 6100만 달러, 소스류 1억 100달러로 집계됐다. 2025.04.03.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국내 담배 판매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연초(궐련형) 담배를 끊는 금연 인구가 증가하는 동시에 전자담배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담뱃값이 크게 올랐던 2015년과 비교하면 전체 담배 판매량은 20% 가까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부 외국산 담배 제품 가격이 10년만에 인상된다. 환율상승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KT&G를 비롯해 다른 담배회사들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21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본 담배를 판매하는 JTI코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를 비롯한 9종의 담배 가격을 100∼200원 인상한다. 메비우스 이스타일은 4200원에서 4300원, 메비우스 LBS 더블 캡슐은 4500원에서 46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카멜 레전드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과 원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 등 제반 비용 증가 속에서도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응하기 위해 소폭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JTI코리아를 시작으로 KT&G를 비롯해 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등 다른 담배회사들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번엔 JTI코리아만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다른 회사들도 원가 압박 등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담배회사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담뱃잎 등을 사용하지만, 필터를 비롯해 해외에서 들여온 각종 원료들도 담배생산 과정에 들어간다. 환율과 물류비 등이 오르면 제품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5~2024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8%인데 국내 담배값은 2014년 이후 한번도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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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담배 가격은 담배사업법에 따라 담배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가 판매가격을 정부에 '신고'한 뒤 공고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론의 눈치 탓에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정작 값을 올리면 비용 부담때문에 오히려 판매가 줄어들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 2015년에도 가격을 크게 올린 후 2014년에 비해 1억갑 가까이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국내 담배 판매량이 2년 연속 줄어들면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판매량이 줄고 있을 때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더 감소될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담배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은 35억3000만갑으로 전년(36억1000만갑)보다 2.2% 감소했다. 2014년(43억6000만갑)에 비해 19%나 줄었다.

눈에 띄는 건 궐련 담배는 감소하고 있지만 전자담배 판매량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궐련 담배 판매량은 28억7000만갑으로 전년(30억갑) 대비 4.3% 감소했다. 판매량은 2021년 이후 4년 연속 줄고 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30억갑 이하로 떨어졌다.

궐련형 전자담배 등의 판매량은 6억6000만갑으로 전년(6억1000만갑) 대비 8.3% 증가했다. 2021년 이후 4년째 증가세다. 전자담배는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계속 판매량이 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8000만갑 △2018년 3억3000만갑 △2019년 3억8000만갑 △2020년 3억8000만갑 △2021년 4억4000만갑 △2022년 5억4000만갑 △2023년 6억1000만갑 △2024년 6억6000만갑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를 비롯해 소비재 제품들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부 눈치도 있지만 서민 물가를 비롯해 다양한 요인 때문에 담배회사들이 가격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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