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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으로 얼룩진 프로농구 6강 PO... 기적 꿈꾼 팬들 '허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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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한국가스공사 2·5차전 바이얼레이션 오심
현대모비스-정관장 3차전에서도 애매한 판정
김상식 정관장 감독 항의 후 퇴장당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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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심판진이 20일 경기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 수원 KT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 도중 비디오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2024~2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가 오심으로 얼룩졌다. PO에 참가한 모든 팀들은 매 경기 열전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승자와 패자 모두 개운치 못한 뒷맛을 삼켜야 했다.

특히 수원 KT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맞대결(KT 3승 2패)에서 유독 오심이 잦았다. 우선 14일 열린 2차전에서 심판진의 명백한 실수가 나왔다. 4쿼터 3분 50여 초를 남기고 KT가 69-68로 1점 앞선 상황에서 허훈(KT)이 공을 잡고 상대 코트로 이동했다. 규정상 8초 안에 하프라인을 넘어야 했지만, 그는 시간 내에 완전히 상대편 코트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8초 바이얼레이션은 선언되지 않았다.

20일 5차전에서는 더욱 심각한 실수가 나왔다. 3쿼터 막판 조엘 카굴랑안(KT)이 하프라인을 막 넘어온 직후 샘 조세프 벨란겔(한국가스공사)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공을 반대편 코트로 흘렸다. 규정상 카굴랑안이 중앙선을 넘어가 다시 이 공을 잡으면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선언된다.

그런데 이때 결정적인 오심이 나왔다. 카굴랑안이 놓친 공을 다시 잡지 않았음에도 심판이 휘슬을 불렀다. 벨란겔은 개의치 않고 공을 잡아 득점으로 연결했지만, 이미 '볼 데드'가 된 탓에 인정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가스공사는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특히 5차전은 76-78 한 골 차 패배였다. 물론 5차전 승패가 오심으로 갈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당시 심판의 '오심 휘슬'이 없었다면, 카굴랑안이 플레이를 지속해 벨란겔의 속공 시도를 끊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두 번의 오심 모두 기초적인 규칙 위반(바이얼레이션)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심판진이 명승부에 찬물을 끼얹은 것만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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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안양 정관장 감독이 17일 경기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퇴장당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모비스와 안양 정관장 경기(현대모비스 3승)에서도 애매한 판정이 나왔다. 17일 열린 3차전 2쿼터 막판 장재석(현대모비스)이 조니 오브라이언트(정관장)의 유니폼을 잡아당겼음에도 파울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이 코트 안으로 뛰쳐나와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른 정관장은 결국 92-99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한국가스공사와 정관장은 상대적 열세를 딛고 선전한 팀들이다. 기적을 응원하던 팬들의 목소리를 심판진이 잠재운 꼴이 됐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KT-한국가스공사 5차전) 오심 심판에 잔여 PO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모비스-정관장 3차전 판정과 관련해서는 "공격 전개 상황 전에 발생한 접촉이라 심판진이 보지 못한 것 같다"며 "오심이라기보단 마지널(플레이에 영향이 적은 부수적인 접촉)"이라고 설명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