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 미국 점유' 등도 담겨
우크라 내 '유럽 방위군' 주둔은 포함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해당 내용을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에 알렸고, 이번주 중으로 런던에서 열릴 회담에서 관련국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언론에 "제안이 아닌 단순 검토"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러시아가 강탈한 영토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미국 기존 입장을 180도 뒤집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인정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를 포함한 종전 구상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상안은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국, 우크라이나와 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국 간 '3자 회담' 당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구상안에는 △미국 주도의 자포리자 원전 중립지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 묵인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요구하던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 제한 △유럽 '방위군' 배치 금지 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크라 내 '유럽 방위군' 주둔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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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해당 내용을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에 알렸고, 이번주 중으로 런던에서 열릴 회담에서 관련국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언론에 "제안이 아닌 단순 검토"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러시아가 강탈한 영토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미국 기존 입장을 180도 뒤집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크림 점령 인정 등 휴전구상안 전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인정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를 포함한 종전 구상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상안은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국, 우크라이나와 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국 간 '3자 회담' 당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구상안에는 △미국 주도의 자포리자 원전 중립지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 묵인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요구하던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 제한 △유럽 '방위군' 배치 금지 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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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 예르막(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유럽 주요국 간 '3자 회담'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
우크라, '레드라인 포기'하고 구상안 동의할까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WSJ에 "대화와 토론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검토할 만한 잠재적 선택 사항 목록을 공유했을 뿐"이라며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는 식의 제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협상 옵션 중 하나로 점령 인정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입장 변화로 비춰진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2018년 크림반도 합병을 "무력으로 국경을 수정할 수 없다는 국제 원칙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구상안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미국은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번주 중으로 영국 런던에서 열릴 2차 '3자 회담'에서 동의 여부를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만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주요국이 의견 일치를 이룰 경우 해당 제안들이 러시아에 전달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해당 내용에 동의할지는 불명이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를 협상할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규정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영토는 국민의 것"이라며 영토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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