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위성 사진. /막사 테크놀로지 |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긴장이 남중국해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필리핀이 21일 대만까지 염두에 둔 연례 최대 합동훈련에 돌입하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며 실사격 훈련으로 대응했다.
자오즈웨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전날 늦은 밤 성명을 통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 침입한 필리핀 함정 36 호위정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필리핀에 침해와 도발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모든 결과에 대한 전면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이날부터 미국과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 훈련에 돌입했다.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러 에 따르면 올해 훈련은 다음달 9일까지 실시되며 미군 병력 9000명, 필리핀 병력은 5000명이 참여한다. 이밖에 200명의 호주 병력과 일본 자위대도 참여한다. 자위대가 정식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 발리카탄 훈련에 미군 대함 미사일 시스템인 ‘해군·해병대 원정 선박 차단 체계(NMESIS)’가 최초로 투입된다. 이 훈련 이후 이 무기체계가 필리핀에 장기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훈련 지역도 필리핀 북부 루손섬은 물론 남중국해와 맞닿은 팔라완섬,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 이북 도서 지역까지 확장됐다.
필리핀은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친중’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과의 군사 훈련 규모를 축소했으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규모를 다시 확장해 왔다.
![]()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도 |
이번 훈련은 미국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동맹국과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앞서 유출된 전략 지침 문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유일한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이번 훈련을 앞두고 구글지도의 남중국해 표기를 필리핀이 주장하는 서필리핀해로 바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련의 움직임을 두고 “미국이 일방적인 괴롭힘과 패권주의를 휘두르는 배경”에서 “필리핀이 역외 국가들과 협력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전략 전술 무기를 도입 및 배치하며 지역 전략적 안정성과 지역 경제성장 전망을 훼손해 역내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핵심 이익”이라며 “도발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해사국은 앞서 19~22일 남중국해 실사격 훈련 예고에 이어, 23일 오후2시~오후6시, 25일 오전 8시30분~낮 12시30분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며 비행기·선박 출입 금지를 발표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