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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공약 남발하더니”…트럼프, 취임 100일도 안돼 지지율 최악[디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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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전 온갖 자극적 공약 남발
우크라·가자 전쟁 종식에 하세월
오락가락 관세정책, 글로벌 경기침체 고조
캐나다·그린란드 편입 반발만 키워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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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평화 활동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형을 쓰고 그를 풍자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건 공약을 이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을 하루만에 종식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그였지만, 두 개의 전쟁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경제 철학을 담은 관세 시행 또한 각료와 금융권 반발에 유예나 연기 조치를 남발하며 예외, 예외의 예외 등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편입, 파나마 운하 운영권 환수 등 과거에는 꿈도 못 꿀 영토 분쟁마저 공론화하며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역시 어느 하나 진척된 게 없는 실정이다. 이쯤 되면 뜨거운 가슴만 가졌지, 냉철한 머리는 애초에 없는 상태에서 국민을 상대로 거짓 구호를 남발,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아직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았지만, 지지율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해 그의 1기와 2기 대통령 재임 기간을 통틀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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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언쟁을 벌이고 있다. [AFP]



한달만에 종식시킨다던 우크라전쟁, ‘부활절 30시간 휴전쇼’…상호간 수천회 공격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30시간 부활절 휴전’이 21일(현지시간) 종료됐다.

그러나 양측 모두 상대방이 휴전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휴전 연장 등 종전협상의 교착 해소를 위한 추가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정한 부활절 휴전의 시한은 모스크바 현지 시각으로 이날 0시(한국시간 오전 6시)까지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휴전 선언 이후 우크라이나가 부활절 이후로 휴전을 연장하자고 역제안했고 미국 국무부 역시 연장되는 것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30시간의 짧았던 휴전 기간에도 양측은 물리적 공방을 주고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30시간의 휴전 기간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444차례 공격하고 크림반도, 브랸스크, 쿠르스크, 벨고로드 등 접경 지역에서 드론 공격을 900회 이상 벌이는 등 1000번 넘게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러시아가 더 많은 위반을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20일 오전부터 러시아의 포격이 오히려 늘어났고 자국 진지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67차례 이뤄지는 등 21일 오전까지 3000회가량의 러시아 측 휴전 위반이 파악됐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제93기계화여단의 병사 세르히(22)는 로이터 통신에 “휴전 선언은 마치 양보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바깥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전장의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노골적 거짓말일 뿐”이라고 냉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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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앤드류스 공군 기지로 향하던 도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



이스라엘, 하마스에 “승리할 때까지 싸움 계속”
이스라엘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승리할 때까지 전투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지난 19일 밝히는 등 역시 전쟁이 진행 중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토요일 저녁 심야 TV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바로 우리의 생존을 위해 승리할 때까지 싸움을 계속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지금 우리가 하마스의 요구에 굴복한다면 우리 군인과 전사자, 다친 영웅들이 이룬 모든 업적이 사라져버릴 것”이라면서 하마스를 궤멸하고 억류 인질들을 데리고 오기 전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나임 카셈은 이스라엘에 레바논 남부에서 철군할 것을 지난 19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카셈은 TV 연설에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남아 있는 한 무장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드론으로 헤즈볼라 조직원 2명을 사살한 직후 반응이다.

같은 날 미군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를 상대로 공습을 가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종식되지 않고 오히려 이스라엘과 주변 이슬람권 중동 국가들과 전선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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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경 순찰관이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와 접한 멕시코 국경 일대에서 사람들의 발자국을 확인하고 있다. [로이터]



캐나다, 멕시코 관세 ‘유예의 유예’…상호관세는 발표하고 16시간만에 또 유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주변국인 캐나다, 멕시코를 상대로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시행을 두 차례 연기했고, 이달 초 시행을 앞뒀지만 지난 2일 모든 국가를 상대로 발표한 상호관세 발표로 대체됐다.

상호관세 시행과 함께 타국 대상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는 듯 보였으나, 지난 9일 돌연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해 관세 또한 다시 종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린란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입 가능성 언급에 조기 총선을 치러 미국 편입에 반대하는 정치인을 새 총리로 옹립했다. 캐나다 역시 장기간 재임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사임하고, 마크 카니 신임 총리가 취임해 대미 강경 대응 노선을 표방, 미국 편입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반발 속에도 영토 확장 야욕을 접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그린란드 주민을 설득하고 덴마크 정부가 매년 그린란드에 제공하는 6억달러(약 8700억원)의 보조금 대신 주민 1명당 매년 1만달러(약 1400만원)를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전해졌다.

다만 그린란드 주민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설득과 재정적 지원에도 마음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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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방문해 현지를 둘러보고 있다. [AFP]



그린란드·캐나다 ‘반트럼프’ 전선 구축…파나마도 “절대 용납 못해”
지난 7일 출범한 그린란드의 새 연립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에 맞서 정치권의 단결을 호소하며 미국 편입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그린란드 신임 총리는 취임식에서 “우리는 안정적 국정 관리를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나마 운하 운영권 환수와 관련해선 지난 9일 미국과 파나마가 미군을 파나마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역시 밀어붙이고 있다.

이 양해각서는 미국은 파나마의 주권을 인정하고 파나마가 모든 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되, 파나마가 미군의 배치에 동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양해각서에 불과할 뿐 실제 국가간 협약으로 발전할지는 불분명하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군이 자체 기지를 요청했다면서 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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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소재 존 F. 케네디센터 공연 시설에서 대통령 전용 좌석에 자리를 잡고 있다. [AFP]



2기 취임 100일도 안돼 ‘최악’ 성적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지지율은 그의 재임 기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100일(4월 30일)도 안 된 상태에서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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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DB]



미 CNBC 방송이 지난 9∼13일 미국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분야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3%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55%에 못 미쳤다.

CNBC 여론조사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를 못 미친 것은 지난 1월 취임 이후는 물론 그의 재임 1기 기간을 통틀어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가 지지한다고 답했고, 51%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블루칼라 노동 계층의 경우 경제 운영에서도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트럼프 1기 기간 평균과 비교해보면 부정적인 응답 비중이 이번 조사에서 14%포인트 높아졌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에서도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