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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내고 왔는데”…조선소 취업 사기 베트남 기술연수생들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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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내고 왔는데”…조선소 취업 사기 베트남 기술연수생들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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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소에 취업하기 위해 입국한 베트남 기술연수생들이 21일 법무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김해출장소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업 사기를 당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최상원 기자

한국 조선소에 취업하기 위해 입국한 베트남 기술연수생들이 21일 법무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김해출장소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업 사기를 당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최상원 기자


“베트남에서 10년을 일해도 벌 수 없는 큰돈을 내고 한국에 취업하려고 왔어요. 그런데 아직 취업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이미 불법 체류자가 됐답니다. 벌금까지 내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랍니다. 제발 저희들을 도와주세요.”



응옌(23) 등 한국 조선소에 용접공으로 취업하려던 베트남 청년 18명이 취업 사기를 당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21일 민주노총 부산·경남지역본부의 도움을 받아 법무부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김해출장소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응옌 등 18명은 2023년 6월과 10월, 지난해 4월 등 3차례에 걸쳐 한국에 들어와 경남 김해시 ㅇ직업학교에서 용접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이들은 기술연수생 비자(D-4-6)로 입국해서, 1년 교육을 마치면 특정활동 취업비자(E-7)로 전환해서 조선소에 취업할 예정이었다. 1년으로 교육을 마치지 못하면, 교육 기간을 1년 연장할 수도 있었다. 입국 전 이들은 베트남 현지 유학원에 1인당 4억동(우리 돈 약 2200만원)을 냈고, 유학원은 ㅇ직업학교에 교육비와 기숙사비 명목으로 1인당 1200여만원씩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ㅇ직업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비자 기한을 연장해서 1년 더 교육받으려고 했으나, 비자가 4개월만 연장되거나 아예 연장되지 않았다. 현재 이들 모두의 신분은 비자 기한 만료로 무등록 외국인 상태다. 단속되어 강제출국 당할 것을 우려해, 이들은 모두 기숙사에서 나와 숨어지내고 있다.



이에 대해 ㅇ직업학교 관계자는 “이들의 비자 기한 연장을 여러 차례 신청했는데, 출입국외국인청이 4개월만 연장해줬다. 이 사실도 지난 1월에야 알게 됐다”라며 “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에게 베트남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절차를 밟아서 재입국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들이 믿지 않고 모두 도망을 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 학교는 몇십년째 직업교육을 하며 지역에 정평이 난 기관”이라며 “그런데 이들은 늦잠을 자고 무단결석을 하는 등 열심히 교육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따야만 취업할 수 있는데, 그럴 생각이 없는 학생들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김해출장소 관계자는 “출입국외국인청은 규정과 지침에 따라서 적법하게 처리했다. 현재 경찰이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곧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라며 “어쨌든 이들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결론이 날 때까지 이들의 강제출국은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계자는 “이들 베트남 청년들은 돈을 내고 일정 기간 교육을 받으면 한국 조선소에 취업해서 최소 5년 이상 일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엄청난 빚을 지고 들어왔다. 시험쳐서 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한다. 또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한국에 재입국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며 “체류비자를 되살리고, 제대로 된 직업학교에 재배치해서, 다시 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원한다”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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