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난 1년간 장애인 보호법안
국회서 한건도 통과 못해” 투쟁 예고
혜화역 13분, 오남역·선바위역 35분간
열차 지연에 시민 대거 지각사태도
서울시, 형사고발 엄정대응 방침
국회서 한건도 통과 못해” 투쟁 예고
혜화역 13분, 오남역·선바위역 35분간
열차 지연에 시민 대거 지각사태도
서울시, 형사고발 엄정대응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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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벌이던 중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며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1일 출근 시간대에 기습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서울지하철 4호선이 혼란에 빠졌다.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해 4월 8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 나섰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년을 기다리며 장애인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이야기했다. 제대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음에도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우리는 다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겠다”고 말했다.
이후 시위 참가자 일부가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면서 승강장이 혼잡해졌다. 역을 출발하려던 지하철은 문을 제대로 닫지 못해 약 13분간 열차 출발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오전 9시 2분부터 약 20분간 4호선 하행선 열차가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시위 참여자 일부는 휠체어를 열차에 쇠사슬로 고정해 열차 출발을 막았다. 다른 시위 참여자는 차내에서 승객들을 향해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살아야 한다. 시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시민 여러분, 출근길 지하철에서 평생을 배제당한 장애인의 삶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달라. 장애인은 지도상 1시간 거리를 몇 시간 걸려 이동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이날 경기 남양주시 오남역와 경기 과천시 선바위역 등에서도 기습 불법시위를 벌였다.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는 오전 8시부터 8시 35분까지 약 35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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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열린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경찰·서울교통공사 직원 등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
전장연이 2021년 12월부터 장애인 권리 보장을 주장하며 서울 도심에서 시위를 이어왔다. 전장연은 전날 ‘장애인의 날’을 맞아 혜화역 인근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1박 2일 노숙 농성도 벌였다.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교육권 보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열차 운행 지연으로 출근길 지각 사태가 잇다르면서 시민과 갈등도 빚어졌다. 시민들은 “출퇴근하는 사람한테 왜 피해를 주느냐” “오후에 해도 되지 않느냐” 등 불만을 표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담당인 혜화역 시위뿐 아니라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의 시위 역시 4호선 전체 열차 운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이들 모두에 대해 형사고발과 소송 등 강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열차 운행 지연으로 인한 손실액은 2100만원으로 추정된다. 시위 대응 과정에서 직원 부상도 발생했고,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만 24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서울시는 그간 전장연의 불법 시위에 대해 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등의 사유로 형사고소 11건, 민사소송 5건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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