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랑스 회동에서 우크라 측에 종전 제안 건네
크림반도 및 나토 가입 포기 압박
러시아 추가 점령지 인정 안 해...다만 철군 요구도 없어
자포리자 원전은 미국이 관리하는 중립지역 지정 제안
이번주 영국 런던 회동에서 우크라 대답 기대
유럽 및 우크라 합의하면 곧장 러시아와 대화
취임 100일 앞둔 트럼프, 우크라 종전 서둘러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이달 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단락 짓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또 다시 양보를 요구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면서 러시아 쪽에는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았다.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회동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종전 조건을 담은 기밀문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가 2014년에 일방적으로 불법 합병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이자 현재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미국이 통제하는 중립 지역으로 둔다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크림반도 및 나토 가입 포기 압박
러시아 추가 점령지 인정 안 해...다만 철군 요구도 없어
자포리자 원전은 미국이 관리하는 중립지역 지정 제안
이번주 영국 런던 회동에서 우크라 대답 기대
유럽 및 우크라 합의하면 곧장 러시아와 대화
취임 100일 앞둔 트럼프, 우크라 종전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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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왼쪽 세번째)이 우크라이나 외교 대표들과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이달 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단락 짓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또 다시 양보를 요구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면서 러시아 쪽에는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았다.
美, 크림반도·나토 포기 압박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서방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 회동 당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유럽을 배제하고 러시아와 직접 종전 대화를 나눴던 미국은 이날 파리에서 유럽 대표들과 사실상 첫 고위급 종전 논의를 시작했다. 파리 회동에는 미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프랑스·영국·독일까지 총 5개국 대표가 참여했다.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회동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종전 조건을 담은 기밀문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가 2014년에 일방적으로 불법 합병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이자 현재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미국이 통제하는 중립 지역으로 둔다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1기 정부의 국무장관이었던 마크 폼페이오는 2018년에 크림반도 합병 문제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들의 국제적 원칙을 향한 위협"이라며 "어떤 나라도 무력으로 국경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 역시 러시아의 크림반도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나토 가입 금지 조항의 경우 이미 트럼프가 여러 번 언급했던 주장이다.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는 19일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토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달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자포리자 원전을 인수하여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3월 18일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 러시아 합병 11주년을 맞아 현지 주민들이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AP뉴시스 |
이번주 대답 없으면 협상 포기 시사
WSJ에 의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현재 러시아는 2022년 침공 이후 추가로 빼앗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두고 미국이 합법적인 러시아 영유권을 인정하길 바란다. WSJ는 미국이 영유권 인정을 거부하면서도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군 철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러시아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해외 투자·경제 협력 특사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진행한 회동에서 미국의 러시아 제재 철회 및 양국 경제 협력 회복을 주장했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8일 파리에서 "며칠 안에 휴전이 단기적으로 가능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그냥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5개국 2차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답을 기대하고 있다. WSJ는 런던 회동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곧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압박 강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시간문제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운동 당시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낸다고 장담했다. 미국의 켈로그는 지난 1월 8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취임 후 100일” 안에 종전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달 30일에 취임 100일을 맞는다. 트럼프는 20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양국은 합의 이후 번영 중인 미국과 큰 사업을 시작할 것이고, 큰 부를 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방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파리 회동에서 유럽의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군 파병이나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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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첫번째)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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