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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낮춘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지주, 배당받아 자금 회수할까?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보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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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21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개최
FI와 계약 따라 상장기한 목전에 앞두고 IPO 뒤늦게 추진
예상보다 낮은 몸값…최대주주 롯데지주 차액보전은 부담
강병구 대표 "영업이익 성장률, 경쟁사 대비 압도적" 강조
이익잉여금도 증가…"26년부터 배당 등 주주 환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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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PO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보라 기자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롯데택배 브랜드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번 기업공개(IPO)의 관건은 공모가다.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얼마나 흥행을 끌어내느냐가 관심사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한껏 낮춘 몸값을 강조했다. 애초 시장은 1조원이 넘는 몸값을 예상했지만 이번 상장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몸값은 4789억원~5622억원(희망공모가 하단~상단 기준)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확정공모가에 따라 최대주주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 시절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의 희망 몸값보다 공모가가 낮으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차액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가 2026년부터 배당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롯데지주·호텔롯데는 배당금 확보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 소개 및 상장 후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주 시장 침체기에..IPO 추진

이날 간담회에서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부사장)는 "회사는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 구조와 국내외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상장 이후에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특화 물류 역량을 강화해 자본시장에서 최고의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는 미루고 미루다 뒤늦게 추진하는 IPO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회사는 비상장사 시절이던 2017년 재무적투자자(FI) LLH유한회사(사모펀드 에이치PE)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당시 IPO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LLH는 여러 차례 계약을 변경해 IPO시점을 미뤘고 그 마지막 기한은 2025년 4월이었다. 기한이 목전에 다다라서야 IPO를 추진한 것이다.


만약 IPO를 추진하지 않으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LLH의 보유지분을 3534억원에 사와야 했다. IPO추진 기한이 다가오고 FI의 지분매입에 따른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추진할 수밖에 없는 IPO였던 셈이다.

다만 전반적인 공모주 시장의 침체,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IPO를 추진한다는 점은 여러모로 부담이다. LLH가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확보할 당시 예상한 몸값은 1조3000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희망공모가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후 예상시총은 4789억원~5622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석기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는 "주식시장이 썩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한 염려는 있지만 국내 및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DR, Deal Roadshow)는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호텔롯데, LLH에 차액 보전해야

예상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몸값이 낮아지면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LLH에게 풋옵션(회사에게 지분을 특정 가격에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격과 공모가 간의 차액을 보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LLH와 계약한 풋옵션 가격은 1주당 5만720원인데 희망공모가는 1만1500원~1만35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가가 1주당 5만720원이었다면 LLH는 379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희망공모가에 따라 LLH가 손에 쥐는 액수는 859억원~1009억원 수준이다.

다만 풋옵션 차액보전 계약상 풋옵션 금액과 실제 공모가와 차이가 있다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각각 8:2의 비율(지분율)대로 LLH에 보전을 해줘야 한다. 보전금액은 2781억원~2931억원 수준이다.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하단이든 상단이든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보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부담은 크다. 가능하면 몇백억이라도 보전해야 할 자금이 줄어드는 쪽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이득이다.

상장 후 주가 상승 자신…26년부터 배당도 할 것

앞서 IPO를 준비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저렴한 몸값을 연신 강조했다. 제시한 공모가가 낮으니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희망공모가 계산을 위해 비교대상기업으로 삼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주가가 희망공모가 계산 당시의 기준주가(각각 9만400원, 1만9400원)보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동종업계의 주가가 하락은 롯데글로벌로지스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석기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는 "수익성 확보를 통해 주가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상장 후 주가 상승에 자신했다.

회사가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내고 있다. 이익도 증가추세다. 2022년 257억원이던 순이익은 2023년 148억원으로 다소 내려갔지만 2024년에는 403억원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강병구 대표이사는 "최근 4년간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실적 및 이익 성장률을 보여왔다"며 "영업이익 성장률은 국내 피어그룹 대비 월등한 수치이고, 올해도 지속 성장계획을 수립해 달려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물류사업뿐만 아니라 미국, 헝가리, 인도 등 해외진출을 통해서도 수익성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는 의미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고 회사가 성장성을 자신하는 만큼 상장 후 배당 등 주주환원에도 관심이 커진다. 배당을 할 수 있는 자금의 원천인 이익잉여금도 늘고 있다. 2022년 이익잉여금은 201억원에서 2023년 323억원, 2024년 65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정석기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는 "현재 배당을 정확히 얼마를 하겠다고 말할 순 없지만 2026년부터는 배당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배당한 적이 없는 만큼 2026년부터 배당을 하게 된다면 롯데지주·호텔롯데 등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들이 가져가는 배당액수도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차액보전 부담이 있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로부터 배당을 받아 차액보전 분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IPO를 통해 1494만4322주의 공모주를 모집할 예정이다. 이 중 절반은 신주모집, 절반은 LLH가 보유한 지분을 파는구주매출이다. 희망공모가는 1만1500원~1만3500원으로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5월 8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 청약일은 5월 12일~13일 이틀 간 진행한다. 투자자들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BNK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증권사 별 일반투자자 배정수량은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21만4228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KB증권이 74만7216주다. 키움·대신·BNK·신한·하나증권의 일반청약자 배정수량은 각각 11만2082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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