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조종사는 바이저 위에 야간투시경 착용
송풍구 위 비상 투하 버튼 눌러
실탄 5발과 연료탱크 2개 찾는 중
송풍구 위 비상 투하 버튼 눌러
실탄 5발과 연료탱크 2개 찾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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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1 전술통제공격기 편대가 2019년 4월 비행하고 있다. 공군 제공 |
공군이 지난 18일 발생한 전투기 기관총 낙하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과실이라고 21일 공식 발표했다.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비상투하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조종사 진술 등 조사 결과 (비정상) 투하 원인은 후방석 조종사의 부주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상공에서 훈련하던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KA-1 공중통제공격기는 기관총·실탄이 담긴 기총포드 2개와 비어있는 연료탱크 2개를 떨어뜨렸다.
공군 조사 결과 야간 모의사격 훈련을 하던 조종사는 바이저(전투기 헬멧의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었다. 바이저가 안면부를 완전히 밀착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조종사가 고개를 돌리면 바람이 들어온다고 한다.
후방석 조종사는 히터 송풍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와 시야에 불편을 느꼈다. 이에 송풍구 풍량을 조절하려다 송풍구 위에 있는 비상투하 버튼을 눌렀다. 비상투하는 항공기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총포드 등 기체 외부 장착물을 떨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비상투하 버튼은 약 3.5㎝ 높이의 원통형 프레임으로 돼 있다. 버튼 주위에는 가드가 둘러싸여 있다. 비상투하 버튼 바로 아래에 약 3.3cm 지름의 송풍구가 있다.
장동하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두 버튼의) 모양과 크기가 유사한 형태고 위치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보니,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하면서 히터 송풍구와 비상투하 버튼을 오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조종사는 870여 비행시간 기록을 갖고 있다. 이 중 사고가 난 KA-1 비행시간이 약 700시간이다. 장 팀장은 조종사 징계 여부와 수위에 대해 “사고 조사 이후 안전 분야 처분심의위원회에 회부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지난 19일 헬기 1대와 병력 270여명을 투입해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산악지대에서 기총포드 2개를 수거했다. 각 기총포드에는 기관총 1정과 12.7㎜ 실탄 250발이 들어있다. 공군은 이날 수거하지 못한 5발의 실탄과 연료탱크 2개를 찾는 작업을 이어갔다. 연료탱크는 길이 3m, 지름 40㎝ 크기로 연료가 비어있는 상태의 무게는 35㎏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6일 KF-16 전투기의 경기도 포천시 민가 오폭 사고 이후 43일 만에 발생했다. 당시 사고의 직접 원인은 조종사 과실이었다. 조종사에 대한 지휘관 관리·감독 미흡, 지휘체계 내 보고, 대국민 공지에서도 부실 대응이 드러났다.
당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에 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팀장은 이날 공군총장 거취에 대해 “총장님께서 직접 언급을 하신 부분이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더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여파로 공군은 감시·정찰 등 필수 항공전력을 제외하고 오는 22일 오전까지 전체 항공기 비행을 중단했다.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예정된 한·미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비행도 중단하고, 22일 오후에 재개한다. 대신 부대별로 사고사례를 교육하고, 기기 안전을 점검한다. 조종사와 정비사를 대상으로 비행안전 결의대회도 진행한다. 이 총장은 이날 비행부대 전체 지휘관 회의를 연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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