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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현대차·포스코, 트럼프발 통상전쟁에 손잡았다

동아일보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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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전경. 동아일보DB

포스코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전경. 동아일보DB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철강사를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이 조성 예정인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에 지분을 투자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대한 판매망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은 전기로 제철소 구축 비용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서울 강남구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현대차그룹 한석원 부사장(기획조정본부장), 포스코홀딩스 이주태 사장(미래전략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간의 철강, 이차전지 소재 분야 등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MOU)’을 진행했다.

이번 업무 협약 체결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 및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포스코그룹은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한다. 특히 모빌리티용 고품질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하는 소재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양사는 철강 분야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탄소 저감 철강생산 전환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영역에 걸쳐 협력을 추진한다.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 58억 달러(약 8조2000억 원)가 투자되는 현대차그룹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t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 포스코그룹도 자동차용 강판을 위한 전기로 제철소를 광양제철소에 짓고 있다. 연간 250t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제철소다. 전기로를 통한 자동차용 강판 생산은 포스코그룹의 광양 전기로 제철소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생산 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및 기아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미국 등의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도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연간 총 326만 대의 전기차 판매로 글로벌 전동화 분야에서 최상위권 기업으로의 입지를 굳힌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배터리 분야에서의 이차전지 핵심 소재 확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해외 염호(鹽湖) 및 광산에 대한 소유권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리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용 수산화리튬 및 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의 공급망 재편 및 무역 규제에 대응 가능한 배터리 원소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포스코그룹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전동화 리더십 확보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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