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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버풀이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예정한 것으로 알려진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레스터 시티를 강등으로 몰아넣고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반면, 이날 패배로 레스터 시티는 다시 챔피언십에서 뛰게 됐다.
네덜란드 출신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레스터를 상대로 1-0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리버풀은 승점 79점을 기록, 2위 아스널(승점 66점)과의 격차를 13점으로 유지했다.
리버풀은 28일 오전 0시30분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리는 토트넘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아스널의 잔여 시즌 성적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아스널이 리버풀-토트넘전 전인 24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패한다면 안방에서 2019-2020시즌 이후 두 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결국 다음 프리미어리그 상대로, 올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리버풀 우승 축하 현장을 지켜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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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시즌 우승 당시, 리버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팬들이 없는 경기장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번에는 다르다. 팬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축제가 다가오고 있다.
영국 '더 미러'에 따르면, 클럽은 아직 공식적인 우승 퍼레이드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5월 25일 안필드에서 열리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시즌 최종전 직후 우승 세리머니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슬롯 리버풀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팬들은 단 한 가지, 리그 우승을 원한다"며 "35년 동안 한 차례밖에 우승하지 못했고, 그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축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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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인 레스터 시티는 이날 경기에서 9경기 연속 홈경기 무득점이라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세우며 강등이 확정됐다.
이 기록은 1971-1972시즌 맨스필드, 1984-1985시즌 울버햄프턴 이후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경기 초반 윌프레드 은디디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음에도 결국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시즌 내내 이어진 공격력 부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레스터는 스티브 쿠퍼 감독을 경질한 이후 맨유 레전드 공격수 출신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으나, 그의 부임 이후 리그 20경기에서 승점 단 8점만 획득하며 더욱 추락했다.
경기 전 상공에는 "킹파워(구단주 명)의 무능, 이사진은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단 소형 비행기가 등장했고, 일부 팬들은 경기 종료 후 판 니스텔로이 감독에게 야유를 보내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향후 레스터 구단은 감독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개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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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경기 초반부터 리버풀의 공세가 거셌다.
모하메드 살라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양 골대를 모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고, 디오구 조타와 루이스 디아스의 슈팅 역시 골문을 외면하며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들어 리버풀은 더욱 공세를 강화했으며, 앤드류 로버트슨 대신 선발 출전한 코스타스 치미카스의 크로스를 디아스가 발리슛으로 연결하는 장면, 모하메드 살라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은 뒤 조타가 다시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혼전 상황도 있었다.
그 모든 압박의 끝에서 나온 것이 알렉산더-아놀드의 결승골이었다.
그는 후반 31분 코너킥에서 이어진 혼전상황 이후,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왼발로 강하게 때린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그 순간 리버풀 원정 팬석은 마치 리그 우승을 확정한 듯한 분위기로 열광에 휩싸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알렉산더-아놀드가 원정석 앞에서 세리머니를 선보일 때, 일부 팬들은 "이제 믿겠지, 우리가 우승한다는 걸!"이라는 노래를 반복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지난 3월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약 5주 만에 복귀했으며, 이날 경기에서 후반 26분 교체 투입된 뒤 5분 만에 왼발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는 극적인 복귀를 알렸다.
이번 골은 그의 프로 통산 첫 왼발 골이자 리버풀에서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골 직후 그는 셔츠를 벗고 관중석을 향해 질주한 뒤, 코너 플래그에 유니폼을 꽂으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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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의 골이 곧 알렉산더-아놀드의 리버풀 마지막 골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아직 리버풀과의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았으며, 최근 현지 보도를 중심으로 이적료 한 푼 남기지 않는 레알 마드리드의 자유계약신분(FA) 이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날 경기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시즌 내내 내 상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늘 같은 날은 특별하다. 골을 넣고 경기에 나서고, 이기는 건 언제나 특별한 순간이다"라고만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BBC'는 이러한 알렉산더-아놀드의 세리머니를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는 리버풀 커리어의 정점을 상징함과 동시에 이별을 암시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리버풀은 이제 다가오는 월요일 안필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20번째 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1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나란히 하게 된다. 잉글랜드 1부리그는 디비전 1으로 시행됐으나 1992년 프리미어리그로 명칭이 바뀌고 리그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오늘날 세계 최고의 리그로 탈바꿈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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