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사과와 배 등 과일값이 고공행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산불에 이어, 4월 초엔 급격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냉해가 과수 주산지를 덮쳤기 때문입니다.
이심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나무마다 하얀 배꽃이 피었습니다. 그런데 분홍빛이어야 할 암술이 대부분 새까맣습니다.
최근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냉해를 입은 겁니다. 농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붓으로 인공 수정을 합니다.
"이걸 살려볼까 싶어서 그래 하는거죠."
지난달 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상주에서만 전체 배밭의 90%인 400ha가 냉해를 입었습니다.
김복수 / 배 농민
"(나무 한 그루에)100개씩 달려야 되죠. 열개도 안 나온다고 봐야되죠."
분홍 꽃망울을 터뜨린 복숭아밭. 하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얼거나 말라죽은 꽃눈이 더 많습니다.
"아예 수정안 된건 다 얼어 버린거에요. 꽃이 얼어가지고 이거."
활짝 핀 꽃에서 복숭아가 열려도 상품성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장시훈 / 복숭아 농민
"다 키워가지고 청과를 가져갔는데 이 소비자가 먹다 보면 까보면은 속이 텅 비었어요."
충북 영동의 경우 복숭아 30%가 냉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이 사과밭은 아예 나무를 다 베어냈습니다.
나무가 까맣게 타지않아 보기에 멀쩡해 보이지만 뜨거운 열상으로 사과를 수확할 수가 없게 됐습니다.
산불로 경북에서만 축구장 2600개 면적의 과수원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농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걱정부터 앞섭니다.
김상식 / 사과 농민
"(묘목 구하기가)아마 힘들지 않겠나. 소비가 많고 이러면 자기들도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안 주겠죠."
산불에 냉해까지, 과수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심철입니다.
이심철 기자(ligh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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