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마다 만나는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상호관세 미국이 동맹국과 우선 협상에 들어갔지만, 중국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 시장 불안 상황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분석과 전망을 이성일 경제전문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 기자 ▶
금융시장 불안, 미국 안팎의 반발이 워낙 크다 보니, 당분간 상대를 중국으로 좁혀 놓은 분위기입니다.
중국에만 부과하는 미국 '입항 수수료' 부과계획 발표가 대표적입니다.
중국 해운사가 소유한 선박은 물론, 다른 나라 해운사 소유 선박이라도 중국 조선소에서 만든 선박은 미국 항구에 들어갈 때 수수료를 내게 됐습니다.
세계 5위권 주요 해운사들은 대개 20% 정도 중국산 배를 갖고 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곳은 중국 해운사 COSCO입니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노선에서는 이보다 높은 점유율, 20% 정도 차지했지만, 무조건 무거운 수수료를 물게 됐기 때문입니다.
수출 물품을 싣고 나르는 컨테이너선 예로 들면, 한 번에 컨테이너 2만 4천 개를 싣는 경우 수수료로 288만 달러, 41억 원을 내기 때문입니다.
10~20% 정도 관세를 추가되는 효과, 해운업,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 앵커 ▶
어느 나라든 수출 기업들은 중국산 선박, 해운사를 피하고 대안을 찾겠네요?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득을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해운사 HMM의 경우, 보유 선박 가운데 중국 선박 비율이 낮아 상대적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조선업은 복잡합니다.
세계에서 조선업 규모가 가장 큰 나라가 중국인데, 몇 년 전 수주받아 작년에 완성한 배를 기준으로 봐도, 전 세계 건조량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작년에 새로 주문받은 물량을 기준으로는 3/4을 넘었습니다.
압도적입니다. 그다음 우리나라, 일본입니다.
입항 수수료 부과로 중국 배 찾는 수요가 줄어들면, 우리나라, 일본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지만, 실속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리 조선사들 대중적인 컨테이너선은 수익성이 낮아 거의 만들지 않았고, 일감도 꽉 차 있어, 앞으로도 만들 이유도 없습니다.
주력 선박인 LNG 선의 경우에는 이번 조치로 당장은 아니지만 독보적인 위상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자기 나라 가스를 수출할 때 미국 배를 쓰도록 강제하고, 비율을 3년 뒤 1%에서 20년 동안 15%까지 차근차근 올리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일감 더 몰리고 단가가 올라가 수익성에 도움이 되겠지만, 미·중 간 긴장 고조로 무역이 위축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셈이 복잡해질 것입니다.
◀ 앵커 ▶
미국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도, 중국에 대한 압박이죠?
◀ 기자 ▶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H20'이라는 기술 수준이 낮은 반도체 칩도 사실상 수출 금지 대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연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딥시크'를 구동한 인공지능 칩보다도 성능을 더 낮춘 점을 감안하면, 딥시크 쇼크 같은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지로 읽힙니다.
이번 조치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당장 영향을 받지 않지만, 수출 통제가 더 강화될 가능성, 발표를 미룬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합니다.
◀ 앵커 ▶
집중 공격을 받게 된 중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 기자 ▶
강경한 맞대응으로 자존심을 살리고- 예를 들어 미국의 145% 관세 부과에 대응해 '125% 관세'로 맞불 놓은 뒤로는 눈에 띄는 말과 행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대신 시진핑 주석은 지난주,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방문해, 각종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방문국들은 미국의 주요 무역국이고,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거절당했지만 몇 년 전 철광석·와인 수입 금지로 무역분쟁을 벌였던 호주에도 공동 대응을 제안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중국 덕에 관세가 유예됐다"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중국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말입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 최고 경영자들을 중국에 잇달아 초청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실력자 일론 머스크에 이어, 애플 최고 경영자 팀 쿡도 최근 상하이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지난주 중국 방문한 엔비디아 젠슨 황은 미·중 무역 협상 책임자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맞았는데,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와 맞물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 앵커 ▶
우리에게는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본격적인 정부 간 협상이 시작되기 때문이죠?
◀ 기자 ▶
최상목 경제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재무·통상 장관을 만나러 방문합니다.
우리를 포함한 5개 나라를 미국이 우선 협상하겠다고 밝힌 것이 계기가 됐는데, 지난주 일본과 협상처럼 미군 주둔 비용 문제를 미국이 제기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반도체 관세·수출 통제 문제도 거론될지, 관심사가 많습니다.
이번 협상, 지난주에도 얘기했지만, 금융 시장이 흔들리며 미국이 급한 처지가 됐습니다.
협상을 하는 속도,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무역 전쟁 속에서 우리 이익을 최대한 지킬 것을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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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기자(si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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