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때 외식 대표주자였지만…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엇갈린 명암

속보
이재명, 대장동·위증교사 재판부에도 기일변경 신청

외식업 포화에도 도미노·파파존스는 선방…차액가맹금 소송에 피자헛은 난항

배달앱 활성화·1인 가구 증가도 변수…달라진 외식 시장에 피자 프랜차이즈 지각 변동



뉴스1

서울 시내 한 피자가게 모습. 2023.10.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외식업계의 상징적 메뉴였던 피자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시장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외식 메뉴의 대명사였던 피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들의 외식 트렌드가 다변화되고 배달 플랫폼을 통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2012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70억 원으로 집계됐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와 외식 소비 둔화·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조건 속에서도 수익성을 기록한 셈이다.

한국파파존스 역시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7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처음으로 매출 700억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34억 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반면 한때 피자 프랜차이즈 1위를 차지했던 한국피자헛은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차액 가맹금' 갈등이 이어지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아직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피자헛은 2022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본사가 사전 동의 없이 차액가맹금을 붙여 가맹점에 판매한 행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한국피자헛에 약 210억 원을 가맹점주들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채권단의 계좌 압류로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11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고 현재는 회생계획안 제출과 함께 인수합병(M&A) 절차도 병행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가맹점 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기준 369개 가맹점을 유지했으며 파파존스는 재작년 226개에서 지난해 239개로 소폭 늘렸다. 반면 피자헛은 같은 기간 297개에서 238개로 가맹점 수가 40개 이상 크게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피자 업계의 희비가 단순한 경기 탓이 아닌 배달 중심으로 재편된 외식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배달 플랫폼 확산으로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 등에서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외면받는 시장이 된 것이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형 피자 프랜차이즈가 급증하면서 기존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최근 노브랜드 피자·빽보이피자·고피자 등 1인 소비자를 겨냥한 브랜드들이 빠르게 확산한 것도 전통 프랜차이즈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브랜드 이름만으로 피자가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며 "외식 시장에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메뉴 개발이나 마케팅·배달 최적화 같은 요소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아무리 인지도 높은 브랜드라도 쉽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