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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영종도, 조혜진 기자)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솔직한 편지로 팬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의 데뷔 첫 월드투어 '2025 LE SSERAFIM TOUR 'EASY CRAZY HOT' IN INCHEON' 2회차 공연이 20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이날 공연에서는 르세라핌의 대표곡 'FEARLESS', 'UNFORGIVEN (feat. Nile Rodgers)', 'ANTIFRAGILE', 'EASY', 'CRAZY', 'HOT'은 물론, 'Come Over', 'Blue Flame', 'Impurities', 'The Great Mermaid', 'Smart',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등 K팝 팬덤에 널리 알려진 수록곡 무대까지 다채롭게 선보였다.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과 웅장한 퍼포먼스로 쉴 틈 없이 달려온 르세라핌은 앙코르 공연에서는 객석 깜짝 등장으로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특히 앙코르 공연 후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는, "전하고픈 이야기 너무 많다"며 멤버 전원이 준비해 온 편지를 읽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서 불안정한 라이브로 혹평을 들었고,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 팀명이 언급되면서 여론이 악화되기도 했다. 이 소감에는 그간의 심경이 솔직하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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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카즈하는 "이렇게 눈앞에 계시는 분들이 함께 시련을 겪어낸 사람들처럼 느껴져 깊어진 마음이 느껴졌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 있었고 피어나(팬덤명)도 저희도 수많은 밤을 겪어냈다고 생각한다. 마음 편히 잠든 날도, 눈물 흘린 날도 있고, 또는 누군가의 응원이나 따뜻한 말에 감싸 안기듯 잠든 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어나도 저희와 함께하며 비슷한 감정 느꼈을 것 같다. 슬픔을 느끼며 곁을 떠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오늘처럼 나타나주고 찾아와줘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쉬운 길 아닐 수도 있지만 저희 5명 이 팀에 진심이고, 앞으로도 저희만 할 수 있는 무대와 음악 계속 할 거다. 우리 믿고 도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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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채는 "(월드투어에)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진짜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에 '내가 이 무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문득 떠오르더라. 모든 것에 완벽한 답은 없겠지만 오랫동안 5명과 피어나가 함께 무대 빛낼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게 된 순간이었다. 저는 17살에 데뷔해 올해 성인이 됐다. 르세라핌으로서 느끼는 힘든 순간, 기쁜 순간들 속 모든 감정들이 저를 성숙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저희가 함께 걷는 길이 매번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가시밭길이 있기에 꽃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을 피어나만큼은 알아주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완벽하지는 못해도 늘 최선을 다하며 힘이 되겠다. 힘들 때, 기쁠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기에 저도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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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김채원은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며 "우리 피어나도 잘 견뎌줘서, 계속 피어나로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 저한테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피어나와 르세라핌 있으면 어떤 일도 이겨낼 수 있다 자신감이 생긴 순간이었다. 모든 순간이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 단단해졌고 앞으로 저희 일 더 잘 해낼 예정이다. 앞으로의 여정도 같이 지켜봐 달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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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꽉 채운 편지에, 중간부터는 무대에 앉아서 이야기를 전하기도. 허윤진은 "마지막 투어를 한 지 2년이 지났고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작년에 호텔 방에서 회사 분과 울며 통화하면서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요?', '앞이 있긴 할까요?', '뭐가 가짜고 진짜인지 모르겠어요'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근데 어떻게 하나 해야지.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주했을 때, 계속 앞으로 가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더라"고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팬들에게도 작년이 쉽지는 않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라 짐작한 그는 "저는 1년 동안 정말 다양한 감정선이 생겼다. 힘들기도 했지만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하더라. 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라 말했고, 사쿠라가 눈물을 보이자 함께 울컥했다. 이어 "우리가 더 노력해서 발전해서, 사랑하는 피어나 지켜야겠다는 생각하면서 지난 1년을 버텼다. 어둠 속을 걷다 보니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멤버들과 더 끈끈해지는 걸 느끼며 까마득했던 앞이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뭐가 가짜고 진짜인지 모르겠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 확실해졌다는 허윤진은 "답은 이 공간에 모두 있다. 우리의 열기와 추억, 열정, 진실된 언어, 온도다. 쉽게 뱉는 말이 아닌 어렵게 이뤄낸 것들, 이게 다 진짜다. 저희가 드리는 사랑과 나누는 시간이 다 진짜다. 앞으로 힘든 시간이 온다면 날 심장 뛰게 만드는 것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지난 1년 동안 저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저희가 지키겠다"는 말로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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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아이돌 활동을 하다 온 사쿠라는 한국에 왔던 때부터의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제가 처음 아이돌 시작한게 2011년이다. 올해부터는 인생 반 이상을 아이돌을 하고 있다"며 "여기까지 온 건 다양한 순간 덕"이라고 했다.
사쿠라는 데뷔 초 한국어를 잘 못하는 자신을 위해 일본어로 편지 읽어줬던 팬과의 순간, 사쿠라가 계속 아이돌을 하고 있기에, 10년 만에 직접 응원을 전할 수 있었다고 해줬던 팬과의 순간 등을 떠올리며 "그 소중한 순간들이 힘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저를 빛나게 해 준 건 팬분들"이라며 "너무 흔한 말이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다. 사랑한다. 제 마지막 아이돌이 르세라핌이라서, 운이 좋았다. 너무 좋은 팀을 만났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눈물바다에서도 "피어나 덕에 행복하다"는 르세라핌은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나고야, 오사카, 타이베이, 홍콩, 방콕, 싱가포르 등지에서 총 17회 공연을 이어간다. 9월에는 북미 투어도 예정돼 있다.
사진=쏘스뮤직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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