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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뮤직 이탈자 잡아라"…스포티파이와 경쟁 앞둔 토종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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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MAU 추이/그래픽=김현정

스포티파이 MAU 추이/그래픽=김현정



구글이 광고 제거 기능 '유튜브 프리미엄'에 끼워팔던 '유튜브 뮤직'을 분리해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할 전망이다. 토종 음원 앱들이 유튜브 뮤직 이탈자를 포섭하기 위해 새 전략을 준비하는 가운데, 스포티파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1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동의의결이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원상회복·피해구제 등이 담긴 자진 시정방안을 제출해 타당성이 인정되면,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시정방안을 의결하는 제도다.

동의의결에는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유튜브 뮤직 이용권, 백그라운드 영상 재생, 영상 다운로드 등의 기능이 빠진 저렴한 요금제 출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미 이와 유사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미국·독일·호주·태국 등에서 운영중이다. 요금은 유튜브 프리미엄보다 40~60%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동안 유튜브 광고 제거 기능만 사용하고 싶어도 그런 상품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유튜브 뮤직까지 이용하던 유저(이용자)들이 이탈할 전망이다.

구글의 끼워팔기에 지속해서 불만을 표시하던 토종 앱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탈자를 겨냥해 새 정책을 출시하고 재도약하겠다는 계산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이 비싸 VPN(가상사설망)으로 국적을 속여가며 저렴하게 이용하는 유저가 많다"며 "이탈자 수가 상당할 것이고 해볼 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 유저 록인(충성 유저 이탈 방지)에서 신규 유저 확보로 전략을 수정하는 기업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해외 음악 앱 강세에 맞서 기존 유저를 록인시키는데 집중해왔다"며 "유튜브 뮤직의 끼워팔기가 끝나면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의 재도약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스포티파이가 지난해 10월 광고를 들으면 음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프리' 요금제를 출시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3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141만명으로 2월(129만명)에 비해 약 10%(12만명) 증가했다. 스포티파이 프리가 출시되기 전인 9월(82만)과 비교하면 1.71배 많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유튜브 뮤직 유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음원 앱을 이용하는 10대의 25%, 20대의 42.6%, 30대의 36%가 유튜브 뮤직을 이용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스포티파이 전체 유저의 48%가 10대, 25%가 20대, 11%가 30대다.

가수, 작곡가 등 음원 공급자도 해외 음원 앱을 선호한다. K-팝이 전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글로벌 MAU가 높은 해외 음원 앱에 음원을 공급하는 것이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4년 1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6억1500만명의 글로벌 MAU를 기록했다. 토종 음원 앱 관계자는 "K-팝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걸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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