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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지 언론 및 저명한 칼럼니스트들은 이정후를 놓고 여러 팀의 경쟁이 붙은 것은 사실이지만, 샌프란시스코가 경쟁 팀에 비해 너무 큰 금액을 제안했다며 물음표를 붙였다. 좋은 선수는 맞는데 그 정도 금액까지 베팅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이정후가 2024년 시즌 어깨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논란은 더 커져갔다. 한 시즌을 뛰며 어느 정도 견적이 나왔어야 했지만, 부상으로 그 기회마저 놓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이정후는 2025년 시즌 초반 대활약하며 왜 샌프란시스코가 그를 영입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3년까지 타격이 문제였고, 좌타자들의 타율이 너무 떨어졌으며, 여기에 중견수는 공·수 모두에서 리그 평균보다 한참 아래였다. 이정후가 이 문제를 한꺼번에 풀 적임자라고 생각했던 샌프란시스코의 계산은 틀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20일(한국시간)까지 20경기에 나가 타율 0.355, 출루율 0.412, 장타율 0.632, OPS(출루율+장타율) 1.044, 27안타, 3홈런, 8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37경기에 뛰었던 이정후는 2홈런, 2도루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20경기 만에 이미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OPS는 0.641, 올해는 1.044다. 물론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확실히 적응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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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1.4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6위, 내셔널리그에서는 5위에 올라 있다. 조정득점생산력(wRC+) 또한 188로 내셔널리그 5위다. 리그 타격 순위표 상단을 점령하고 있음은 물론, 수비와 베이스러닝에서도 나란히 플러스 점수를 받으면서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정후는 첫 19경기에서 출루율 0.420, 장타율 0.653을 기록해 OPS 1.073을 기록했다. 2022년 이후 첫 19경기에서 OPS 1.073 이상을 기록한 샌프란시스코 타자는 하나도 없었다.
이 조건을 충족한 가장 근래의 타자는 샌프란시스코의 레전드이자, 프랜차이즈이자,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 야구 부문 사장으로 취임해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낸 버스터 포지다. 수비도 뛰어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력을 갖춘 포수라는 점에서 더 큰 가치가 있었던 포지는 2021년 첫 19경기에서 OPS 1.175를 기록했다. 2021년은 포지의 마지막 시즌으로,공격에서 하락세를 걷던 포지가 화려하게 반등한 채 은퇴한 시즌이기도 하다. 포지는 당시 113경기에서 타율 0.304, OPS 0.889를 기록하는 등 올스타, 실버슬러거를 모두 거머쥐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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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꾸준하다. 이정후는 20일까지 올해 출전한 20경기 중 17경기에서나 안타를 터뜨렸다. 이중 한 경기는 볼넷 2개를 골라 나쁜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20경기 중 8경기가 멀티히트 경기였고, 3안타 경기도 두 번이나 했다. 이정후의 기세가 꺼지지 않는 가운데, 한국인 선수 역사상 최고 타격 성적 시즌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20일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 안타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21일 LA 에인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3번 중견수로 출전한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해 팀의 개막전 선발로도 나선 좌완 기쿠치 유세이다. 기쿠치는 시즌 4경기에서 24이닝을 던지며 피안타율 0.212, WHIP 1.17을 기록하는 등 세부 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승운이 잘 따르지 않으며 시즌 무승 3패 평균자책점 4.13에 머물러 있다.
반대로 이정후는 올해 좌완에 강했다. 시즌 우완 상대로는 타율 0.294, OPS 0.932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좌완을 상대로는 타율 0.480, OPS 1.280의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은 역시 시즌 첫 승에 도전하는 저스틴 벌랜더다. 벌랜더는 시즌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75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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