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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년 만에 북미 대세 완성차로…정의선 회장 '뚝심'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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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사진=


지난 16일(현지시각) 방문한 미국 '뉴욕 국제 오토쇼(뉴욕 오토쇼)'를 가득 채운 건 현지 브랜드인 포드도, GM도 아닌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뉴욕 오토쇼에 총 2200평에 달하는 부스를 조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했다. 미국 시장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진심'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적극적인 북미 시장 공략으로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단 분석이다.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올해 1분기 북미 누적 판매량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41만991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현대차(20만3554대), 제네시스(1만7508대), 기아(19만8850대) 모두 동기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7월에는 북미 누적 판매량 3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1990년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 후 2004년 500만대, 2011년 1000만대 등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8년 2000만대를 달성한 지 7년 만에 3000만대 돌파를 앞둔 셈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취임 후 북미 시장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다. 2013년부터 8년간 한 자릿수 혹은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던 북미 판매량은 정 회장 취임 1년 만인 2021년 21.6%를 기록했다. 2020년만 해도 122만4758대였던 현대차그룹 북미 판매량은 4년 만에 170만8293대로 40% 가까이 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경엔 정 회장이 강조하는 '퍼스트 무버' 정신이 주효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진출 초기만 해도 세단 위주 판매 라인업을 구사했다면 이제는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SUV 판매량은 지난해 127만4066대로 전체 판매량의 75%가 넘는다.

친환경차 시장에선 그 어떤 완성차 업체보다 발 빠르게 전기차 개발에 나서며 시장을 선도 중이다. 2022년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2023년 아이오닉 6, 2024년 EV9, 2025년 EV3 등 4년 연속 전기차만으로 '세계 올해의 차'를 받았다. 전기차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인데, 전동화 전환율이 높지 않은 미국 시장에서도 아이오닉 5, EV9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둔화 현상)에 대비한 혼류 생산 체계를 도입, 완급 조절에도 나선 모습이다. 지난달 준공식을 한 전동화 전환을 위한 핵심 시설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선 하이브리드 모델도 생산할 예정인데, 현재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올해 10년 차를 맞이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통해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도 높인단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자사의 첫 하이퍼카인 'GMR-001'의 실물을 뉴욕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국적인 정서를 차량에 온전히 담아냄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레이싱카라는 상징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달러(31조원)를 투자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트럼프발 관세압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현지 상황에 맞는 빨 빠른 대응은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에 충분했다"며 "특히 전동화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에서 일찌감치 전기차 개발에 나선 것은 그 성장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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