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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광훈 대선 출마까지… 국민의힘 경선 '반탄' 확실히 정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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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광훈 대선 출마까지… 국민의힘 경선 '반탄' 확실히 정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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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 집회 참석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 집회 참석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신이 세운 자유통일당 후보로 6·3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복귀시키겠다는 허황된 주장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향해 “절대로 당선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탄핵 반대 여론이 꺾이자 대선 출마로 불씨를 살리려는 것이다. 전씨가 주도한 주말 광화문 집회 구호는 “윤석열을 다시 찾자”였다.

전씨의 대선 출마는 그 자체로 정치 퇴행을 보여준다. 그는 극렬 보수층 선동을 통한 돈벌이를 위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헌법과 법치주의를 조롱해왔다. 불법 계엄을 옹호해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고발을 당했고,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계엄 정국에선 중국 혐오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조장했고, “중국과 북한이 선거에 개입했다” “문재인·이재명은 간첩” 등 막말 목록이 수두룩하다.

전씨의 출마는 국민의힘으로선 악재 아닌가. 그가 부각될수록 대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커지고 중도·무당층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자유통일당은 지난해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를 내 2.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영향력이 막강한 수준은 아니라 해도 보수 분열 요소다. 윤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것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가칭 ‘윤 어게인 당’ 창당을 추진한 김계리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지지층을 자극했다.

이처럼 극렬 반탄 세력에게 발목 잡힐 위기에 처한 것은 국민의힘의 자승자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탄핵 정국 내내 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했고, 일부 의원들은 전씨 집회에 참석해 그의 존재감을 키워줬다.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이 여전히 '찬탄파' '반탄파'로 갈라질 정도로 '내란옹호당'이라는 오명을 씻겠다는 확실한 의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이래서는 수권정당도, 보수 재건도 요원해질 것이다. 이제라도 윤 대통령 및 반탄 세력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국민의 양식에 부합하는 대선 캠페인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