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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사고 구간, 무리하게 진행됐나…공사기한 28개월 앞당겨

동아일보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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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이 붕괴로 인해 내려앉아 있다. 광명=뉴시스


지반 붕괴 사고로 1명이 숨진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제5-2공구의 공정율이 다른 곳보다 최대 30%포인트 이상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협의 뒤 공사 기한을 앞당기는 과정에서 공사가 무리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신안산선 사업 시행자인 넥스트레인에 따르면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 투자사업(서울 여의도~경기 안산·시흥시, 44.7km)은 공사 현장을 6개 공구로 나눠 2019년부터 시행 중이다. 문제의 5-2공구는 지난달 28일 기준 공정이 58.32%였다. 가장 공사가 빠른 6공구(안산 원시~서화성)의 88.85%과 비교하면 30%포인트 이상 낮다. 서울 구간인 3-1공구(54.63%), 3-2공구(51.89%)와 마무리 작업 성격인 7공구(19.23%)를 제외하면 제일 공사가 더디다.

넥스트레인 측은 지난해 초 감사원 감사에서 5공구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고 개통 목표를 당초보다 4년 미뤄 2029년 4월로 잡았다. 그러나 국토부, 시행사와 협의를 거친 뒤에는 개통 목표 시점을 내년 말로 2년 넘게 당겨 공시했다. 넥스트레인 관계자는 “공정 촉진을 통해 최대한 빨리 개통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사 기한이 28개월이나 당겨진 것을 들어 무리한 작업이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터널학회 관계자는 “터널 기둥이 파손됐다는 것은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즉시 작업을 중지했어야 했는데 공사 기한 탓에 조치가 미흡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준희 한국교통대 교통정책학과 교수는 “한정된 예산과 시간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지반 보강이나 구조물 안전진단을 줄여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진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와 보강 작업이 적절했는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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