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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마 간 보며 통상 협상 우려 키운 한 대행의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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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마 간 보며 통상 협상 우려 키운 한 대행의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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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주년 4.19혁명 기념일인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화하기 위해 재단에 오르고 있다. 2025.4.1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일인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화하기 위해 재단에 오르고 있다. 2025.4.1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무책임한 대선 간보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대선 출마 공직자 사퇴 시한(5월4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출마 여부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20일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한 인터뷰에서도 대선 출마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대체 뭘 노리고 이토록 시간을 끄는 건가.



국민 대다수가 한 대행이 대선 저울질을 접고 과도기 국정 관리에 전념하길 바란다. 지난 17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한 대행의 대선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66%)이 ‘바람직하다’(24%)보다 세배 가까이 많았다. 국민의힘에서도 친윤석열계 일부를 빼면 한 대행이 더 이상 국정 공백과 혼란에 대한 우려를 키워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권한대행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게 그리 어려운가.



한 대행의 간보기가 이어지면서 막대한 국익이 걸린 대미 관세 협상을 지켜보는 국민의 걱정과 불안도 더욱 커지고 있다. 출마 명분 마련이 급한 한 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졸속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대행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여객기 구매, 해군 조선 분야 협력 강화,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논의 등의 의향을 밝혔다. 이번주 ‘2+2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우리 ‘패’를 낱낱이 다 까버린 셈이다.



더욱 황당한 건 이 인터뷰에서 안보 의제인 ‘주한미군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한 대행은 ‘무역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사안의 성격에 따라” 방위비 협정을 다시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한·미는 이미 지난해 말 2030년까지 적용되는 방위비 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한 대행과 통화한 뒤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까지 모두 논의하는 ‘원스톱 쇼핑’을 거론하며 재협상을 압박했다. 한 대행이 국익을 최우선에 둔다면, 자신의 ‘임시 관리자’ 처지를 내세워서라도 안보 의제인 방위비 재협상은 분리 대응해 최대한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 대행은 “권한대행이나 선출직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차이가 없다”며 자신의 월권을 정당화하기까지 했다.



한 대행의 무책임한 처신이 대선 관리와 통상 협상 모두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 대행은 국민의 인내가 바닥에 이르렀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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