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1일 0시까지 부활절 휴전" 선언
"평화 지도자로 포장" "우크라 압박 유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30시간 부활절 휴전'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중재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지 하루 만에 휴전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이는 미국을 달래기 위한 미봉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휴전 선언 이후에도 양측은 교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더 이상 중재 노력 사양" 경고 하루 만
19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면담 중 "인도적 고려에 따라 러시아는 오늘 오후 6시(모스크바 기준)부터 21일 0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한다"며 "이 기간 동안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도 우리의 본보기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반응이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진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를 향해 경고를 날린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두 당사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더 이상의 중재 노력을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휴전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손을 떼겠다고 압박성 발언을 한 셈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17일 유럽과 우크라이나 측 인사를 만나기도 했다.
"평화 지도자로 포장" "우크라 압박 유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부터)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30시간 부활절 휴전'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중재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지 하루 만에 휴전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이는 미국을 달래기 위한 미봉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휴전 선언 이후에도 양측은 교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더 이상 중재 노력 사양" 경고 하루 만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
19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면담 중 "인도적 고려에 따라 러시아는 오늘 오후 6시(모스크바 기준)부터 21일 0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한다"며 "이 기간 동안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도 우리의 본보기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반응이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진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를 향해 경고를 날린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두 당사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더 이상의 중재 노력을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휴전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손을 떼겠다고 압박성 발언을 한 셈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17일 유럽과 우크라이나 측 인사를 만나기도 했다.
과거에도 교전 중단 제안 나왔지만…
부활절 전날인 1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최전방에 있는 코스티안티니우카 마을에서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코스티안티니우카=로이터 연합뉴스 |
이런 정황을 보면 이번 휴전 제안은 단순히 미국을 달래기 위한 보여주기용 언사일 뿐이란 분석이 나온다.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연구원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30시간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의 휴전이라면 별다른 위험도 없고, 오히려 평화를 원한다는 인상을 주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과거에도 유사한 교전 중단을 제안받았지만 모두 무산됐다. 2022년 4월 유엔은 정교회 부활절을 맞아 나흘간 전쟁 중단을 촉구했지만, 당시 러시아가 거부했다. 2023년 1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을 기념해 자국군에 36시간 동안 전면 휴전을 명령했지만, 되레 러시아가 공습을 감행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짧은 휴전은 오히려 전쟁에 혼란만 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 CNN방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군사 행위 중단·재개를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꼬집었다. 리처드 켐프 전 영국 육군 장교는 영국 텔레그래프에 "휴전 기간 전투가 계속될 경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줄 것이고,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대(對)우크라이나 추가 압박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선언 이후에도 59차례 포격"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최전방에 있는 코스티안티니우카 마을에서 지상에 떨어진 러시아 무인기(드론)를 점검하고 있다. 코스티안티니우카=로이터 연합뉴스 |
실제로 러시아의 일방적 휴전 선언 이후에도 양측 간 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활절 아침까지 러시아는 최전방에서 59차례의 집중 포격을 가했고, 다섯 번 공격을 시도했다"며 "러시아는 휴전에 돌입한 인상을 주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공격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적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군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지인) 동부 도네츠크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