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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장관 23일 미국행... "트럼프 관세 정책, 끝난 것 아냐… 지금 카드 다 써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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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부 장관, 23일 세 번째 방미
방송 출연해 협상 전망 내비쳐... 장기화 예상
"한 번도 문제제기 안 해" 방위비 의제는 선 그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주최 에너지 혁신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주최 에너지 혁신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미국과의 본격적인 관세 협상에 나서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번 협상은 완전한 타결 보다는 협의의 물꼬를 트는 데에 방점을 둘 거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임기 내내 이어질 전망인 만큼, 단판 협상보다는 양국을 하나로 묶는 협력 체계를 갖춰 향후 어떤 관세 조치가 닥치더라도 한국이 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협의 의제는 조율 중이라면서도 "아직 (미국의) 안보 문제제기는 없다"며 이번 협상에서 방위비 논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안덕근 산업장관, 23일 워싱턴행... 세 번째 방미


20일 안 장관은 KBS 일요진단 방송에 출연해 "섣불리 협상을 타결하기보다는 양국이 상호 호혜적으로 협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은 이번 협의가 잘 된다고 해도 내년에 어떻게 바뀔지, 품목 관세는 언제 새로 나올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카드를 다 푼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미중 간 협의 상황에 따라 판이 바뀔 수 있어, 여러 시나리오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23일 워싱턴으로 떠나는 안 장관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상 협의를 갖는다. 세부 일정은 조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안 장관의 방미는 이번이 세 번째다.

본격 관세 협상 시작... 산업부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에 위치한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에 위치한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번 협상에서는 에너지·조선 협력과 무역 수지 불균형 해소 등 통상 의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재검토가 '패키지 딜'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지만, 정부는 아직 이 문제가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5개 국과 우선 협상의 의지를 보인 부분이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협상까지) 며칠 남아 구체적인 의제는 조율해 나갈 계획이지만, (아직까지는) 한 번도 (방위비) 의제를 제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일본과 협상에서도 급작스레 방위비 문제를 꺼내든 만큼 향후에 제기할 가능성은 있다.

우리 정부는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협력 관계를 형성해 향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어질 추가 관세 조치를 피하는 한편, 산업 협력이 국익에 해가 되지 않게끔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경우 1,300㎞나 되는 가스관을 설치해야 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여러 번 좌초돼 한국가스공사 등 관련 업계가 참여에 난색을 표하는 눈치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BS 일요진단 캡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BS 일요진단 캡처


안 장관은 "관세 협상을 위해서 (프로젝트를) 하는 게 아니라,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LNG 공급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실사단을 파견해 타당성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미 주역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철폐를 위해서도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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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으로 2분기(4~6월)부터 본격적인 수출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일본, 중국 등과의 협력 강화도 검토 중이다. 안 장관은 "국제 통상 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국 협력 공감대가 커지고 있고, (최근 회의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도 공감했다"며 "(다만) 수준, 내용, 분야에 이견이 있어서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