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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귀 막아주는 '호작도' 조선 민화 100점 본다

매일경제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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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귀 막아주는 '호작도' 조선 민화 100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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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작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작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19세기에 그려진 호작도. 구름 사이 떠오른 붉은 태양 아래 거대한 호랑이가 노송 위에 앉은 까치를 노려본다. 화려한 호피 무늬와 노랗게 번쩍이는 눈, 이마에서 빛나는 백호(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가 그림 주변의 잡귀를 모두 물리칠 듯하다.

우리 민화 100여 점을 선보이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의 고미술 기획전 '조선민화전(Beyond Joseon Minhwa)'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창립 80년 기념 전시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작품과 서울대 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등 20개 기관, 개인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주요 작품인 '제주문자도8폭병풍'은 앞면에 퇴계 이황이 학봉 김성일에게 써준 '제김사순병명(題金士純屛銘)'의 목판본 글씨 10폭이 있고, 뒷면에는 8폭의 효제문자도가 그려졌다. 각 폭의 중앙에는 문자, 상단과 하단에는 제주도의 물고기, 새, 나무, 꽃, 누각 등이 있는 3단으로 구성됐으며 푸른색 안료가 칠해져 제주의 바다를 떠오르게 한다.

수십 점의 부채가 겹겹이 그려진 '백선도8폭병풍'도 눈에 띈다. 선면(扇面)에 산수, 화조, 사군자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부채들이 있고, 맹호연(689~740), 소식(1036~1101) 등 중국 문인들의 한시를 담은 부채들도 배치됐다. 서포 김만중(1637~1692)의 한글 소설 '구운몽'의 주요 장면들을 화려하게 표현한 '구운몽도6폭병풍'도 인상적이다.

복을 기원하며 문에 붙이던 '운룡도'는 검은 구름을 배경으로 움직이는 황룡을 묘사한다. 황하 상류의 용문폭이라는 폭포를 오른 잉어가 용이 되었다는 어약용문(魚躍龍門) 설화를 주제로 그린 '어변성룡도'는 잉어의 역동적인 몸짓을 통해 과거 합격과 출세에 대한 민중의 염원을 표현한다. 6월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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