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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차별화' 한덕수... 복귀 후 내놓는 메시지마다 '통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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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한덕수 오후 8시 30분 단일화 협상 재개"
윤석열 전 대통령 언어에는 없던 '통합'
한, 탄핵 복귀 후 메시지, 연설마다 강조
국론 모으기? 대권? 尹과 차별화에 성공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일인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일인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통합' 강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후 직무에 복귀한 한 대행은 연설이나 기념사 메시지마다 '통합' 또는 통합 의미를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권은 한 대행의 지역 일정 선택 기준에도 통합의 의미가 녹아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12·3 불법 계엄으로 분열된 국론을 모으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과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큰 그림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한 대행은 20일 부활절 기념 축사에서도 "정부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제65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도 한 대행은 "국내적으로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며 “저는 위기극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이 곧 상생"이라고도 했다. 지난 18일 제4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도 "우리가 이룩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은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성숙한 사회"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통합의 가치를 설명했다.

발언뿐 아니라 일정에도 통합의 의미를 넣었다. 지난 15일 광주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공장을 찾은 뒤 바로 다음 날 울산 HD현대중공업 현장을 점검했다. 보수 진영 출신 대통령이나 그 정권의 핵심 인사가 광주를 방문하는 것은 그 자체로 '통합' 행보로 해석된다. 광주와 울산을 방문해 성실히 일하면서도 주변에 봉사해 온 자영업자들도 일일이 격려하는 일정을 만들었다.

정치권에선 한 대행의 행보가 대권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대선 도전 여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구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주 영호남을 연이어 방문한 건 정치를 아는 사람의 입장에선 100% 대권을 염두에 뒀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마지막에 결심을 하든 하지 않든 국민들이 한 대행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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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도전 여부를 떠나 윤 전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방문한 국가 주요 행사나 기념일에서 '편 가르기'나 정쟁을 부르는 내용이 담긴 발언을 다수 내놓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나 보수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다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대행 측은 한 대행이 몇 차례 언급한 '자신의 마지막 소명'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대망론, 차출론이 나오기 시작했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훨씬 이전인 업무 복귀 일성의 핵심 메시지 자체가 '통합'이었다는 얘기다. 탄핵 소추로 직무 정지됐다가 지난달 24일 복귀한 한 대행은 시급한 과제로 국론 분열과 통합을 꼽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