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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베테랑 유해진도 매 작품마다 연기가 숙제다. 어떻게 하면 그동안의 배역과 겹치지 않을까 고민한다. 이번에 성공에 눈이 먼 검사를 새롭게 구현했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인 야당과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는 스토리를 그렸다.
유해진은 야당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관심을 느꼈다. 20일 유해진은 “요즘 영화가 많지 않다. 예전처럼 여러 개의 작품을 두고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 여건 속에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가 참 좋았다”고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황병국 감독과의 인연도 계기가 됐다. 유해진과 황 감독은 영화 무사(2001)에서 이미 연을 맺은 바 있다. 당시 황 감독은 조감독으로 작품에 참여했다. 연출 데뷔작인 나의 결혼 원정기(2005) 때에는 주인공을 유해진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유해진은 “그런 인연이 있는데, 이번에도 찾아줘서 고마웠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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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당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성공에 눈먼 검사→사회문제 경각심
유해진은 출세욕이 가득한 검사 구관희를 연기했다. 누명을 쓰고 옥살이하던 이강수(강하늘)를 야당으로 만들고, 그를 이용해 검거 실적을 높이는 인물이다. 유력 대선 후보 아들의 범죄를 덮어준 이후로는 강수와 마약 팀 형사 오상재(박해준)의 타깃이 된다.
유해진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타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욕망의 길로 확 빠지는 검사를 자신만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완성했다. 기존과는 다른 욕망 검사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유해진은 “야망을 좇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로 야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러지 않을 것 같았다. 짬밥이 있는 검사이기도 하고. 전형적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차이를 두려고 했다”며 “제 목표 중 하나가 보편적이면서도 스페셜한 걸 찾는 것이다. 갈수록 배역도 겹쳐 어렵긴 하다. 관희가 강수에게 ‘너 야당 한 번 해봐라’ 하는 장면이 부당거래(2010) 때 ‘너 지금부터 범인해라’라고 협박하는 장면과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게 숙제”라고 돌아봤다.
야당은 통쾌함을 주면서도 사회 문제에 경각심을 주기도 한다. 소재 자체인 마약은 물론 검찰과 경찰의 대립 관계 등을 다룬다. 특히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대사는 요즘 시기에 더욱 뇌리에 박힌다.
유해진은 “근래에 촬영했다면 알고 찍었겠지만, 그렇지 않다. ‘참 묘하네’, ‘시대와 맞물리네’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같다. 참 우연찮게 됐다”며 “그래도 얽혀있는 관계들, 반전 효과 등이 나쁘지 않게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늘 봐왔던 코드의 영화겠지만, 그걸 늘 또 잘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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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계 봄날 찾아오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배우들도 많지만 유해진은 영화를 고집한다. 매년 한두 작품씩은 꼭 관객 앞에 선다.
유해진은 “영화가 참 좋다. 연극할 때는 정말 어려웠다. 돈도 벌면서 연기도 하고, 예술 냄새도 베여있는 게 하고 싶었는데, 그 모든 걸 충족하는 게 영화였다. 먹고살게 해주지, 가끔 하고 싶은 얘기도 할 수 있지, 일방이 아닌 쌍방으로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가지. 영화가 많은 걸 안겨줬다”며 “그래서 다른 작품이 같이 들어오면 영화를 우선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영화 산업이 좋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OTT 보급 확대로 영화관람객이 줄었고,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돌파구가 있을까. 그는 “영화하는 사람이니까 봄날이 오길 바라고 있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는 없다. ‘극장 와서 보길 잘했다’는 마음이 드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도 좋은데 우리 영화도 활기 있게 잘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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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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