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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달러 수소 저장용 분리막 시장, 국내 연구팀 관련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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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등 공동연구팀, LOHC 수소 저장용 분리막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전기화학 방식의 수소 저장 기술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고분자 전해질막을 개발했다. 관련 시장은 2030년쯤 약 15억9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소순용 박사, 연세대(총장 윤동섭) 이상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SPAES(특수한 고분자로 만든 분리막)’라는 탄화수소 기반 고분자 전해질막을 적용해 전기화학적 LOHC(액체 유기 수소운반체) 수소화 방식에 쓰이는 차세대 수소 저장용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한 분석 업체(Valuates Reports)의 자료를 보면 LOHC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억3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연평균 30.1%로 성장해 2030년 약 15억9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나피온(Nafion) 등 기존 상용화된 과불소계 양이온 교환막(PEM)의 단점이던 톨루엔 투과성을 60% 이상 줄이고 수소화 반응 효율은 72.8%까지 끌어올렸다.

LOHC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기에 적합한 액체 화합물이다. 기존 기체 수소는 압축(100bar 이상)과 액화(-252.9℃)를 통해 운송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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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전기화학 방식의 수소 저장 기술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고분자 전해질막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사진=화학연]



톨루엔과 같은 LOHC를 활용한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톨루엔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은 전기화학 장치 내 분리막을 통해 톨루엔이 반대쪽 전극으로 투과해 손실되는 문제가 있다.


상용화된 과불소계 막(나피온 등)은 톨루엔 투과율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톨루엔의 손실뿐 아니라 수소화 반응 중 산소 발생 촉매를 오염시켜, 반응 효율이 하락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탄화수소 기반의 ‘SPAES 분리막’을 새로 설계했다. 분리막을 통한 프로톤 전달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톨루엔 투과를 최소화했다. 고분자 전해질막의 친수성 도메인을 2.1나노미터로 좁혀 톨루엔 확산도를 낮춘 것이다.

비유하자면 물길처럼 이온이 지나가는 막 속 통로(친수성 도메인)를 머리카락 굵기의 5만분의 1 크기로 아주 좁게 설계한 것이다. 이 구조는 톨루엔 분자가 막 속으로 퍼지는 것을 방해한다. 톨루엔이 막을 통과하는 속도를 기존보다 약 20배나 느리게 만들었다.


그 결과, 톨루엔 투과량은 60% 감소하고 수소화 반응 효율은 기존 나피온의 68.4% 보다 높은 72.8%를 기록했다. 장시간(48시간) 구동 성능도 우수했다. 전압 강하율이 나피온과 비교했을 때 SPAES를 적용하면 약 4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극 오염 억제 효과도 입증됐다. 분리막 자체의 화학적 안정성과 구조적 변화도 없어 장기 사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앞으로 발생한 전기를 바로 저장할 수 있는 통합형 소자 개발과 함께 독립형 고효율 수소 저장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2030년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전기화학 기반 수소 저장 기술의 병목이었던 분리막의 한계를 극복한 성과로 기존 수소저장·운송 기술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기술은 수소연료전지차, 수소 발전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 가능성이 커 수소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2025년 2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소재 화학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화학연 소순용·유덕만 박사와 연세대 이상영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화학연 이창진 학생이 1저자로 참여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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