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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 의대 문턱 더 높아졌다…중하위권 문과로 전향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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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학원가 건물에 게시된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  뉴스1

경기 안양시 학원가 건물에 게시된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 뉴스1


2026학년도 대학입시를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의 문과 선호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의대 쏠림이 심화되며 상위권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문과보다 이과에 많아진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대입에서는 의대 모집인원이 동결됐는데 이과 응시생까지 줄면 이과생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영역 선택과목인 미적분과 기하 응시 비율은 40.5%로 전년(46.1%)보다 5.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인 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은 59.5%로 전년(53.9%)보다 5.6%포인트 상승했다.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3월 학력평가에서 미적분과 기하 응시 비율은 2025학년도까지 39.5%, 43.2%, 46.1%, 46.1%로 매년 증가하다가 올해 처음 하락했다. 같은 기간 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은 60.5%, 56.8%, 53.9%, 53.9%로 계속 감소하다가 올해 처음 올라갔다.

올해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 응시 비율은 64.6%로 전년(55.1%)보다 9.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22학년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해 과학탐구 응시 비율은 35.4%로 2022학년도 이후 최저치고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수치는 모두 올해 문과생 비율이 늘었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자연계열 지원자의 과학탐구 응시 필수 지정을 줄인 대학이 늘며 이과생 사이에서 학업 부담이 적은 사탐을 보는 ‘사탐런’ 현상이 늘었는데, 올해는 미적분과 기하 응시 비율까지 줄며 이과생 중 문과로 전향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과생이 증가한 것은 최근 의대 쏠림으로 상위권이 이과에 집중되며 부담을 느낀 수험생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체로 이과에서 중위권이나 중하위권이 문과로 전향했을 것으로 보여 문과 상위권은 수능 점수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며 “이과는 응시생 수 감소로 상위권이 수능 점수를 확보하기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구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의대 준비생은 모집인원 축소에 응시생 감소로 더욱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탐 응시생이 급격히 줄면서 대입에서 과탐 점수가 상당한 변수로 적용할 전망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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