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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민 LG유플러스 홈디바이스개발팀장이 지난 17일 LG유플러스의 대전 R&D 센터 내 홈 무선 환경 시험실에서 와이파이 7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
【파이낸셜뉴스 대전=장민권 기자】17일 대전 대덕구 LG유플러스 연구개발(R&D)센터의 시험실. 기자가 문을 열자 가정집 거실이 나왔다. LG유플러스가 실제 소비자들의 네트워크 환경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만든 '홈 무선 환경 시험실'이다. 이 시험실은 25평(82m²) 규모의 방 3개, 화장실 1개가 갖춰져 있다. LG유플러스는 총 78종의 단말기를 배치해 속도, 통신거리, 연동성 등을 두루 시험한다.
■가정집 그대로 재현해 혹독한 테스트
가장 편안해 보이는 환경이지만 테스트는 엄격하다. 이곳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지 못하면 시장에 나올 수 없다. 차세대 와이파이 공유기인 '와이파이 7' 성능 측정을 해보니 30분 분량의 넷플릭스 드라마 '선의의 경쟁' 다운로드가 불과 1초 만에 끝났다. 10초 걸리는 '와이파이 6'에 비해 체감효과가 대단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3월 국내 통신사 최초로 출시한 6GHz 대역을 지원하는 와이파이 7 공유기는 이곳 테스트를 통과해 출시됐다.
노정민 LG유플러스 홈디바이스개발팀장은 "실제 고객이 기기를 사용하는 환경을 최대한 동일하게 맞춰 종합적인 테스트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출시 후에도 홈 무선 환경 시험실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가전과의 와이파이 연동 △OTT 시청 및 화상회의 등 대용량 트래픽 발생 환경 △사설 공유기 사용에 따른 이중 네트워크 구성 등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테스트를 하며, 발견된 문제는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신속히 개선 조치를 한다.
■사용자 시나리오 기반 수백만번 테스트
'단말 소프트웨어(SW) 시나리오 시험실'엔 모니터와 셋톱박스가 강도 높은 테스트를 거치고 있었다. 여기에 설치된 10종의 셋톱박스 수만 411대에 달한다. 최대 12분할로 나눠진 모니터 화면에는 지상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영상이 24시간 송출되고 있었다. 인터넷TV(IPTV) 셋톱박스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기 위해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춰 채널을 변경하고 OTT에 접속하는 테스트를 하루 평균 13회 반복한다. 하루 최대 5000번, 1년 동안 약 200만번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테스트를 통해 발견한 오류는 즉시 개선한다.
IPTV 셋톱박스의 경우 실제 사용 패턴을 반영한 시나리오 기반 테스트를 하고 있다. 채널 변경이나 OTT 접속 등 사용 패턴, 리모컨 소용 등 7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24시간 시뮬레이션한다. 장시간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발열, 속도 저하 등의 문제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 사용 패턴을 학습한 데이터를 분석해 단말기 문제가 생기면 고객이 외부 도움없이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진보시켰다"면서 "가령 셋톱박스의 블루투스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기기가 이를 자동 인식해 재가동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대전 R&D 센터는 이처럼 IPTV 뿐 아니라 와이파이 공유기,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기기 전반에 출시 전후 품질 테스트를 실시한다. 단순 기능 검사를 넘어 고객의 사용 환경을 구현해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개선함으로써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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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대전 R&D 센터 내 단말 소프트웨어(SW) 시나리오 실험실. 사진=장민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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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이 대전 R&D센터 내 ‘NW연동 시험실’에서 네트워크 장비와 와이파이7 공유기의 상호 작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
■극한 상황 조건에서 네트워크 장애 시험
네트워크 품질을 높이기 위한 ‘네트워크(NW) 연동 시험실’도 운영된다. 다양한 단말과 네트워크 장비 간 상호 작용을 점검한다. 고객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장애를 분석하고 차단하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네트워크 장비에 구성된 여러 대의 기기가 동시에 인터넷을 사용할 때 속도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지, 다른 고객에게 간섭 등 영향을 주지 않는지 등을 점검한다.
NW 연동 시험실은 테스트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고객의 극한 사용 환경을 가정해 운영된다. 일반적인 고객의 NW 환경 대비 부하가 큰 약 초당 1기가비트(Gb)의 트래픽 환경에서 인터넷 및 IPTV 서비스를 시험하고 문제를 찾는 방식이다. 이 같은 테스트를 통해 LG유플러스는 2024년 기준 약 16만명의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었던 네트워크 장애 이슈를 사전에 대응, 고객의 불만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
LG유플러스 강봉수 품질혁신센터장(상무)은 “고객의 불만 전화를 3년 전 대비 50% 가량 줄였다"면서 "향후 3년 안에 30% 추가로 감축해 연간 200만명 정도의 고객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품질 테스트 환경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고객의 불만이나 불편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품질 검증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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