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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유전자의 힘?…'부전자전' 사커 패밀리가 늘고 있다

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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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용 경남 감독 아들 이태석, 포항과 국대서 쑥쑥

아버지 신태용-아들 신재원, 성남 단장-선수 한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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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역사가 쌓이면서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아버지(신태용)가 단장인 팀에서 아들(신재원)이 뛰는 그림도 만들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축구 재능도 대물림 되는 걸까.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1983년 출범)가 40여년을 넘어서며 점점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쌓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전자전' 스토리다.

NBA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와 브로니 제임스처럼 선수로 함께 뛰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지도자 아버지'와 '선수 아들'이 K리그 무대에 등장하는 경우는 조금씩 늘고 있다. 대표적인 '부자(父子)'가 이을용 경남FC 감독과 이태석 포항스틸러스 선수다.

2002월드컵 4강 멤버인 이을용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2의 경남FC 지휘봉을 잡았다. 2018년 FC서울의 임시 감독으로 프로 사령탑을 경험하기는 했으나 당시 기간은 짧았고, 정식 감독으로 K리그 무대를 누비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 감독은 "왜 K리그2를 '전쟁터다' '지옥이다' 말하는지 이제 조금 실감할 것 같다. 모든 팀들이, 모든 선수들이 간절하게 뛴다"면서 "특별히 수준이 떨어지는 팀이 없어 언제나 작은 차이로 희비가 갈린다. 어떤 경기도 방심할 수 없다"며 긴장감 속에 매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감독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에 태어난 이태석은, 초짜 사령탑 아버지에 비해서는 꽤 넉넉한 K리그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21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이태석은 2024시즌 중 포항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왼발이 강력한 무기인데, 조금씩 축구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태석은 지난 3월 오만, 요르단과의 2연전 때 모두 홍명보호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고 '2무승부 아쉬움 속 캐낸 수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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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용, 이태석 부자 인터뷰. 2022.4.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태석과 함께 포항스틸러스에서 활약하는 장신(192cm) 스트라이커 이호재도 축구인 2세다. 올 시즌 8경기에 나서 4골을 기록, 대전 주민규(6골)에 이어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이호재의 아버지는 과거 '캐넌 슈터'로 명성을 떨친 이기형 전 성남 감독이다.

1996년 수원삼성 창단 멤버로 입단한 이기형 감독은 수원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었고 애틀랜타올림픽 등 태극마크를 달고 빼어난 활약을 펼친 측면 수비수였다.

은퇴 후 FC서울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이 감독은 인천유나이티드와 부산아이파크 감독대행을 거쳐 2023~2024시즌 성남FC의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이 감독의 첫 시즌이던 2023년에는 흥미로운 '부자 대결'도 펼쳐졌다.


그해 5월 FA컵 16강에서 아들 이호재가 뛰는 K리그1 클럽 포항과 아버지 이기형이 감독인 K리그2의 성남이 만났는데, 포항이 3-0 완승을 거뒀다. 그때 포항의 승리를 견인한 이가 멀티골을 터뜨린 이호재였다. 이호재는 장신임에도 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아버지를 떠올리는 축구인들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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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캐넌 슈터'로 명성을 떨친 이기형 감독(왼쪽)의 아들 이호재는 현재 포항의 핵심 스트라이커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올해는 아버지가 단장인 팀에 아들이 선수로 뛰는 아주 특별한 그림도 펼쳐진다. 이미 K리그에 다양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가족 이야기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비상식적인 '해임 결정' 후 한동안 조용히 보내던 그는 이달 초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4기 집행부에 부회장으로 합류해 활동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친정 성남FC의 '비상근 단장'으로 선임됐다.


1992년 신인상을 받던 순간부터 선수로 또 지도자로 오직 성남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 신태용은 이제 단장으로도 성남과 함께 한다.

그는 뉴스1과 통화해서 "지금 위치(2부리그)는 성남과 어울리지 않는다. 원래 있어야할 곳으로 돕겠다"면서 "안에 들어와서 보니 단단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 이제 곧 1부로 올라갈 것"이라고 시원시원하게 밝혔다. 흥미롭게도 현재 성남에는 신 단장의 장남 신재원이 뛰고 있다.

2019년 FC서울에서 데뷔한 신재원은 안산과 수원FC를 거쳐 2023년부터 '아버지의 클럽' 성남에서 뛰고 있다. 이제는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는데, 만약 신 단장의 호언장담대로 승격에 성공한다면 아버지와 아들이 1부 승격을 합작하는 새 이정표가 세워질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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