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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현지에서도 연일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KBO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정후는 지난 해 37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을 조기 마감한 것이다.
재활에 매달린 이정후는 올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나날이 맹타 행진을 펼치며 이제는 리그 정상급 타격 솜씨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정후가 19경기에서 남긴 기록은 타율 .361, 출루율 .420, 장타율 .653, OPS 1.073 26안타 3홈런 14타점 3도루. 특히 2루타 10개는 리그 1위에 해당한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정후의 성공 스토리에 열광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의 통역을 맡고 있는 한동희(저스틴 한) 씨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MLB.com'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담당하는 마리아 구아다도 기자는 '이정후의 그림자'라 할 수 있는 한동희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 이정후'의 진면목을 알아보고자 했다.
천안 출신으로 한화 이글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한동희 씨는 어린 시절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호프먼의 세이브 개수를 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캐나다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통역 업무를 맡았고 2023년에는 NC 다이노스에서 'MVP' 에릭 페디의 통역으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사실 이정후와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이정후가 2023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자신의 통역을 맡을 인물을 물색했고 마침 이정후와 같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인 페디가 한동희 씨를 추천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닿은 것이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동희 씨는 "처음에는 두 달 동안 (이)정후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정말 어색했다. 사실 정후와 유대감을 형성한 것은 그때 그 부상 이후였다. 사람은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낼 때 가까워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정후의 부상 이후 두 사람이 가까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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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씨는 이정후가 재활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그는 솔직했다. "사실 재미 없었다. 거짓말이 아니다. 정말 몇 달 동안 비참했다"라면서도 "하지만 정후는 정말 유니크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항상 모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이정후가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이야기했다.
부상은 이정후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겼지만 돌이켜보면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정후가 이번 시즌을 잘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작년에 부상으로 인한 경험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엄청난 결과를 보여주진 않았을 것이다. 정후는 확실히 부상을 통해서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라는 것이 한동희 씨의 말.
그렇다면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간 이정후'는 어떤 사람일까. "정후는 정말 겸손한 사람"이라는 한동희 씨는 "정후는 한국에서 매우 유명한 사람이다.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후를 알아본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내가 정후를 존경하는 이유다. 나도 정후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최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동희 씨는 이정후가 그라운드로 돌아오기까지 힘든 시간을 거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정후가 많은 고생을 한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양키스전에서 홈런 2개를 쳤을 때 정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라는 한동희 씨의 말에서 이정후의 올 시즌 맹활약이 단순히 우연이 아님을 짐작케한다.
부상과 수술, 그리고 재활을 거쳐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와 '역대급 출발'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후가 과연 올 시즌 끝까지 맹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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