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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종전 조급한 트럼프..러시아에 크림반도 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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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침공해 강제 병합했으나 국제사회는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미국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면 러시아로선 큰 외교적 승리를 거두게 된다. 미국이 국제법을 무시한 채 무력 침략을 통한 영토 침탈을 승인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이런 옵션을 검토하는 건 종전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 내부에선 우크라이나 종전 노력이 진전을 내지 못한 채 장기화할 경우 자칫 '트럼프 전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운동 때부터 취임 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나 러시아의 시간 끌기에 휘말려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부분 휴전이 성사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기한이 종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중재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합의 도출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빨리 끝내고 싶다"면서 "하지만 이제 어떤 이유로건 두 나라 중 누군가 어렵게 만든다면 '당신들은 바보야, 끔찍한 사람들이야'라고 하고 그냥 물러나려 한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진 않았다. 러시아가 시간을 끌고 있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파리에서 유럽 관리들과 회동한 후 "양측이 진심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돕고 싶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우리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며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빠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평화협정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포기하고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영구적으로 양도하고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요구는 사실상 항복이나 다름없단 입장이다.


트럼프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러시아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태세다. 미국이 17일 유럽과 공유한 평화협정 제안엔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장기 휴전이 성립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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