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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새는 풍선' KIA 시즌 구상이 꼬인다는 또 다른 증거… 겨울 FA 계약자들이 다 사라졌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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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한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36)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김선빈은 지난 14일 검진에서 부상 부위가 다 회복됐다는 판정을 받았고, 서둘러 퓨처스리그(2군) 재활 경기를 거쳐 18일 합류했다.

김선빈은 완치 판정을 받기 전에도 스스로의 몸 상태가 괜찮다는 자신감 속에 가벼운 타격·수비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재활 경기에 들어가기 전 기술 훈련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에 비교적 일찍 18일 합류로 결정이 났다. 관심은 김선빈 대신 엔트리에서 누가 빠지느냐였고, 2군으로 내려간 선수는 또 하나의 베테랑인 서건창(36)이었다.

주로 2루를 소화하는 김선빈과 포지션이 겹쳤고, 백업 내야수들인 김규성 홍종표는 수비 활용성과 대주자 등 경기 막판 활용성에 서건창보다 나은 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서건창은 자신의 장기인 공격을 내세웠어야 했는데 초반에 그렇지 못했다. 서건창은 시즌 10경기에서 타율 0.136, 출루율 0.208에 그쳤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성적으로 옮기지 못했다.

부상 이후 경력의 내리막을 걷다 지난해 고향팀 KIA와 계약한 서건창은 재기에 성공했다. 풀타임 주전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즌 94경기에서 248타석이라는 적지 않은 표본 속에 타율 0.310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초반 팀이 어려웠을 때 해결사 몫을 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수비 또한 1루로 영역을 넓혔다. 그런 서건창은 미루고 미뤘던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행사했다.


KIA와 협상이 길어졌지만 결국 장기전 끝에 1+1년 총액 5억 원(계약금 1억 원·연봉 총액 2억4000만 원·인센티브 총액 1억6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1년은 서건창이 2025년 지정된 성적을 충족하면 자동 발동된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2군행은 뼈아프다. 인센티브와 옵션 모두를 채울 기회가 최소 열흘은 사라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서건창과 같은 시기 FA 자격을 얻었던 사이드암 임기영(32) 또한 현재 1군에 없다. 임기영은 KIA와 3년 총액 15억 원(계약금 3억 원·연봉 총액 9억 원·인센티브 총액 3억 원)에 계약했다. 비시즌 투구폼까지 수정하며 올 시즌 의욕을 드러냈고,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하지만 시즌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0에 그쳤고 개막 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3월 27일 2군으로 내려갔다.


FA 선수들의 계약 구조는 보통 계약금·연봉·인센티브로 나눠진다.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도록 되도록 인센티브를 챙길 기회를 최대한 주는 감독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부터 두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렸기에 그렇다. 성적을 놓고 보면 2군행이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두 선수는 계약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다. FA 계약은 과거의 실적을 생각하는 선수, 미래의 가치를 생각하는 구단 사이의 줄다리기라고 보면 틀리지 않다. 두 선수의 공헌도는 인정하지만 선수층이 부쩍 두꺼워진 KIA 팀 내에서 향후 어느 정도의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협상 타결이 예상보다 늦어진 이유다. 그래도 이들이 시즌 중 팀을 지탱하며 승리에 공헌하는 경기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봤고, 그렇기에 계약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작 두 선수가 일찌감치 2군에 내려가면서 KIA가 시즌 전 구상했던 플랜 또한 꼬여버렸다. 최대한 빨리 원래 구상대로 돌아오는 게 중요하다. 임기영은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퓨처스리그(2군) 네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2실점으로 선전했고 투구 내용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1군에서 길게 던질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해진 만큼 조만간 콜업도 기대할 수 있다. 서건창도 2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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