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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중앙선 걷던 치매노인 치어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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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어두운 도로에 조명도 없어…운전자 사고 예견 불가능"
교통사고 (PG)[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교통사고 (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도로 중앙선을 걷던 치매 노인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가 1심 법정에서 혐의를 벗었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김현지 판사)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12월 23일 오후 7시 5분께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 도로에서 중앙분리대를 따라 걷던 B(83)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A씨가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지가 쟁점이었다.

검사는 "피고인이 전방주시를 게을리했다"고 강조했지만, 변호인은 "이 사고는 불가항력으로 봐야 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도로 환경과 차량 속도, 법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A씨가 당시 사고를 예견해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는 어두운 옷을 입고 중앙분리대를 따라 차량 진행 방향 반대쪽을 향해 걷고 있었다"며 "일반적인 운전자 입장에서 왕복 4차로의 중앙선을 따라 마주 오는 보행자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사고가 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인데 피고인은 당시 시속 83.2㎞로 주행했다"며 "위반 정도가 시속 3㎞에 불과하므로 제한속도를 준수했다고 하더라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사건 당일 일몰 시각은 오후 5시 22분이었는데 이 사고는 오후 7시 5분에 발생했으며, 사고 지점에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어두운 도로에서 차량 전조등을 켜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은 약 40m인데, 시속 80㎞가 넘는 속도로 달리던 차가 40m 전에 보행자를 인지해 충돌을 피하는 상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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