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린대로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의 흐름, '뉴스더'에서 더 분석해 보겠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앞서 정당 지지율과 각 후보들의 지지율은 전해드렸는데, 이 수치들 못지 않게 중요한 수치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주 전이죠. 대통령 파면이 확정됐던 날 제가 '뉴스더' 코너에서 38%나 되는 유권자가 다음 대통령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조사에선 이같은 부동층이 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통령감이 없다”거나 "모르겠다"면서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가 38%에서 2주 사이에 26%까지 떨어진 겁니다. 12% 정도 되는 유권자가 지지후보를 결정한 셈입니다. 조기 대선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당내 경선이 시작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유권자들이 속속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마음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2주 간 정치권 변수가 참 많았는데 어떤 이슈가 가장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우선 진영별로 살펴보면요. 진보성향이라고 응답한 유권자 중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부동층 비율은 2주 새 21%에서 13%로 8%P 정도 줄어든 반면, 보수성향이라고 응답한 부동층은 40%에서 16%까지 크게 떨어졌습니다. 보수층 이동이 더 많았다는 건데, 아무래도 한덕수 권한대행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게 부동층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른 보수진영 주자들이 2주간 2~3%p 등락을 보인 반면, 한 대행은 2주 만에 7%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여전히 한덕수 대행은 출마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잖아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기자]
한 대행이 출마나 불출마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이 정도 지지율로 결심을 내리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한 대행 출마 여부는 결국 여론에 달려있다”고 표현했는데요. 대통령 탄핵인용 이후 갤럽조사에서 지지율 두자리수를 넘은 보수진영 후보는 아직 한 명도 나타나지 않고 있죠. 만약 한 대행이 지금보다 더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여준다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위협할 단일후보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물론, 그렇지 못하고 미풍에 그칠 경우 국민의힘 경선 주목도만 떨어뜨리는 부작용만 가져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 경선 상황도 보죠. 경선이 시작됐지만 역시 이재명 후보 1강 체제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인데, 2위 다툼에 더 주목하는 시각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김동연, 김경수 두 후보의 행보가 확연히 다릅니다. 김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확실하게 각을 세우는 선명성 전략을 내세우는 반면, 김경수 후보는 이른바 '착한 2등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착한 2등 전략이라 그건 무슨 뜻입니까?
[기자]
지난 2월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에서 당시 출마를 고민중이던 김경수 후보에게 조언했던 전략입니다. "지도자 행세를 하지 말라"며 선두 주자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란 겁니다. 당시 김경수 후보는 '착한 2등'이란 없다고 일축했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이 후보와 각을 세우는 걸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한동안 현실정치를 떠나 있던 김 후보로선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각을 세우며 당내 입지를 좁히기보단, 그 다음 스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양당 모두 경선전 초반이라 강하게 충돌하는 모습이 아직까진 보이진 않는데 TV토론이 시작되면 분위기도 달라지겠죠.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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